2022/04 14

복을 구하는 세 단계

제 처를 비롯해서 주변 친인척에게서 흔히 보는 게 재물복을 위해 여기저기서 빌거나 부적 또는 그와 유사한 것들을 믿는 일입니다. 심지어 천주교의 준성사라는 것도 부적에 대한 믿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중에 유행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에 기대는 사람에게서도 비슷한 심사를 봅니다. 치유를 빌고 장수를 비는 것 모두에 이런 심리가 있고 물론 저도 여기에서 완전히 면제된다고 장담할 수 없음을 인정합니다. 어쨌든 이런 의식은 복을 구하는 하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간 정도라고 할 수 있는 태도는 신 또는 부처님을 전심으로 신봉하면서 그 진리에 따라 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욕심을 자제하고 선행을 베풀며 규칙적으로 사찰이나 교회에 가서 열심히 기도하는 경건한 종교인이 여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가르침에 따르..

단상 2022.04.09

탈기독교에서 기초적인 것

초기 교회의 가장 큰 분란은 그리스도의 신성을 두고 일어났습니다. 그리스도 말씀대로 모르는 건 모른다 하고, 논란이 될 만한 데 대해서는 아는 한도에서 예, 아니오만 했다면 불필요한 싸움들이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공부하는 '그리스도의 편지' 말씀대로 구태여 '사람의 아들'이란 말을 쓰신 이유에 집중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어쩌면 사람의 에고를 너무 잘 파악하신 그리스도는 이미 그 위험을 내다보시고 '사람의 아들'이란 말이 없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예비하신 것 같습니다. 스스로 인간임을 부인하고 신성을 강조하여 사람들을 구름처럼 끌어들일 수 있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실제 교회가 세속과 긴밀히 엮일 때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신성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 가운데도 애써 노력해서 신..

탈기독교와 신비 영성

은퇴자로서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엔 정말 시간이 많습니다. 다른 재주가 없으니 취미 생활 또는 여가 생활로서 연구과제를 하나씩 정해서 독서를 하니 꽤 좋습니다. 그 첫 번째 열매로 나오는 책은 신비 영성을 학습하면서 동아시아 영성의 최고 진화물인 신유학을 소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깨달음의 길을 가는 데 있어서 핵심 방편은 그리스도가 말씀하신 '자기를 부인하는 일', 즉 멸정복성에 있는데 그것이 우리 전통에 이미 깊이 스며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책입니다. 요즘 명상중엔 다음 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자주 떠오릅니다. 제가 학습하는 과제는 신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진리를 알고 존재의 근원에 들어가려는 신비가의 영성입니다. 신비 영성이라고 하는데 이 영성은 기본적으로 제사장 또는 교계제도를 인정..

단상 2022.04.04

신의 관용, 공부 요점

아침 명상과 산행에서 느낀 점을 산에서 찍은 꽃과 함께 올림. 1) 신의 관용은 무조건적이고 한이 없으니 신의 관용을, 적대적인 사람은 물론 '멍청하고 추한' 내 에고에게도 베풀어야 함. 심판이란 카르마 법칙인 자연법에 따라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므로 그 선택은 각자에게 맡겨져 있음. 우리는 그저 신의 뜻에 합치하는 데만 관심을 가지면 됨. 히틀러조차 마찬가지고 과거 가장 타락했던 내 행위도 마찬가지임. 2) 약 5~6년에 걸쳐 내 책이 모습을 취한 과정을 돌아볼 때 내 공부의 한 과정이기도 한, 몸과 마음이 사라진 경지에 대한 체험도 꼭 성취될 것임. 몸과 마음은 무상한 것이어서 언젠가는 버려질 것이므로 이 공부는 몸의 죽음 이후에 몸과 마음이 없는 상태를 대비한 공부임. 몸과 마음이 없다는 것은 신의 ..

단상 2022.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