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144

깨달음과 수행

깨달음이란 무엇인가요? 기독교 전통을 따르면 신을 만나는 것입니다. 불교 전통에 따르면 바로 보는(正见) 것입니다. 제가 추천하는 교재인 그리스도의 편지에 따르면 신 의식을 보고 아는 것입니다. 따라서 무엇을 배워 아는 일이 아니라 체험하는 일입니다. 흔한 말로 서울 가보지 못한 저와 같은 사람은 서울 갔다 온 사람이 하는 말을 전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지에 따라 설명해보면 깨달음을 위한 방법은 매우 단순합니다. 일단 우리 존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요컨대 우리는 신성을 나눠받은 영혼과, 몸과 마음으로 된 인간 의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편지 용어로 신성은 신 의식이고 그것을 나눠받은 것이 우리 영혼입니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 두 손바닥을 마주 보되 가운데를 움푹하고 동그랗게 공간이 ..

안내합니다 ; 깨달음에 이르기

제가 블로그에 그리고 책을 낼 때 쓴 글들을, 서울 가는 안내서들을 종합해서 정리한 것이라 하면 피올라 마음학교 김연수 님의 강의는 서울 다녀와서 하는 체험담이라 생각해서 공유합니다. 짧지 않음에도 이곳에 동영상을 가져옴으로써 제 솔직한 공부 상태를 알리고 누구라도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여 빨리 깨달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영상에서 아주 중요한 힌트를 얻고 자신감마저 생겼습니다. 저도 서울 다녀 온 체험담 쓸 날을 고대합니다. https://youtu.be/9S5vWCs3yTo?si=NHQcy9ZSXPPgFKR6

금강경 사구게

오늘은 금강경 사구게를 제 나름으로 고쳐 봤습니다. 제 블로그가 여러 교재를 다루고 있지만 가장 많이 의존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편지'입니다. 그것은 동서 신비 영성의 공통점을 그대로 포용하고 보존하면서도 현대 과학과 영성 용어로 공부 요령을 잘 풀어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편지는 공부에 저해되는 기존 종교의 교조나 불필요한 교리를 모두 부인하고 있어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금강경 핵심 요점을 가리키는 네 구절은 사실상 수천 년간 동아시아 정신의 바탕이었기에 오늘날 우리나라가 발군의 영향력을 떨치는 원동력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1929년에 우리나라를 두고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촉의 하나인 조선, 그 등불 한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고 했..

우주의식과 신 의식, 그리고 수행

종교와 영성, 또는 모든 수행이론이 오늘날 과학과 접목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동서 철학이나 영성이 발견한 진리인 존재의 근원을 칭했던 '하나'에 대해 우주 의식이란 말을 쓰는 걸 보았기 때문입니다. 의식이란 말을 쓰면 과학의 연구대상이 됩니다. 모든 존재의 근원을 마치 인간과 비슷한 무엇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우주 의식이 발현하는 측면을 동양의 체용론(体用論) 가운데 용이라 보고 신 의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주 의식은 체가 되겠죠. 이렇게 전제하면 하나인 우주의식이 있고 신 의식은 무한히 다양한 모습으로 우주에 펼쳐져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인간의식이라고 저는 봅니다. 우리 천부경이나 주희 이후 신유학에서도 같은 것을 달리 말하고 있습니..

명상과 비이원성

호킨스 박사의 다음 영상은 헌신적 비이원성과 관련한 강의인데요 저는 명상이 무엇이고 왜 하는지를 가장 간단하게 말해주신 것으로 이해합니다. 이렇게 이해하니 동아시아 수행은 물론 일상 삶에서 대승적 삶, 즉 중용이 말하는 중과 화의 실천에 대한 지침으로 들립니다. https://youtu.be/e3p_vbTO3FQ 제 해설도 붙입니다. 신의 소리 또는 말씀을 듣는다는 것은 영원무궁한 침묵(infinite silence)을 알아차리는 것이고 그것과 함께하는 것이 명상의 목적이라는 말씀. 말씀중에 나오는 centering이 바로 중(中)이라 봅니다. 동아시아에서 최고 덕목이자 실천사항은 바로 이러한 중(中)을 잡는(執) 데 있습니다. 그래서 자금성 황제의 의자에 윤집궐중(允執厥中)이라 써놓았고 조선의 왕들은 ..

'깨달음과 멸정복성'의 특성과 요점

엊그제는 52년 전에 같은 써클을 했던 친구 7명과 식사를 했습니다. 그때는 어린 마음에 천주교와 천주교 호교론을 쓰려던 파스칼에 심취해 있었기에 한 친구가 아직 천주교에 열심인지 물었습니다. 저는 늘 답하던 대로 아무도 졸업시킬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서 스스로 졸업했다고 답했습니다. 친구들과 헤어진 후에야 제가 쓴 '깨달음과 멸정복성'이 (천주교) 졸업 논문에 해당하지 않을까 하고 혼자 생각했습니다. 실제 제도 교회가 왜 불필요한지 묻는다면 저는 제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스도 말씀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그리고 사회 시스템 및 인간성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고 판단할 만큼 성숙하다면 제도 교회는 해롭기까지 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봅니다. 저는 제도 교회를 비롯한 여타 종교에 의지하지 않는 대신 직접..

소승과 대승, 그리고 조차전패

멸정복성, 즉 에고를 극복하고 신성이 되고자 하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우연히 지상 삶을 얻었으니 궁극의 진리를 깨달아 삶의 목적을 제대로 실현하고자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목적을 달성한다고 하는데 그것을 지상에서부터 환희와 지복을 누리는 데만 둔다면 소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행공부에서 구태여 소승과 대승을 나누어 소승을 경계하는 전통은 동서고금에 공통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대승에서는 세상에 조건 없이 사랑을 베푸는 데 삶의 목적이 있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수행을 해서 궁극의 진리를 깨달았다고 하면서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에 무관심 하다면 그 공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만하다는 얘기입니다. 신적 사랑을 에고에서 나오는 사랑과 구분하기 위해 조건 없는 사랑이라고 했는데 각 ..

멸정복성과 신비 영성

제가 회두하고 10년 가까이 추구했던 것을 책 한 권으로 꾸미자니 제법 현학적인 것들이 들어갔으며, 부피도 좀 되도록 하려니 비슷한 내용을 반복했습니다. 그 결과 책이 어렵다고 하는 분들이 적지 않지만 눈치가 빠르신 분은 다음과 같은 요점을 파악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컨대 멸정복성을 영어로 하면 'Dissolving the ego, Realizing the self'고, ego를 정(情), self를 성(性)으로 보면 동서양 영성을 회통할 수 있습니다. 즉 신유학의 비조인 이고 선생의 노선대로, 정을 대승기신론의 심생멸로 보고 성을 심진여로 보면 됩니다. 이것이 제 책 '깨달음과 멸정복성'의 핵심 내용입니다. 이 간단한 원리를 어떻게 실천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위한 수행인지 알고 나면 제 책을 모두 이해..

무지에서 벗어나기

상당 기간 소득거리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했던 판단이 틀렸다는 걸 확인하는 데 7개월이 걸렸다. 한 달을 쉬면서 공부를 잘 한 셈인데 한두 가지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첫째는 바깥 형편이 잘 나갈 때는 쉽게 잊어버리는 것인데 그럴수록 더 신 의식에 의지하며 매순간 여쭈면서 살아야 하겠다는 것이다. 형편이 어려워져야 비로소 존재의 근원에 간절히 비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에 끝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내적으로 제법 높이 가서 우연히 싯디를 체험할 때 루시퍼처럼 크게 추락할지 모른다. 오늘 읽은 '신비주의의 역사'에서도 "참된 구루란 신 앞에 자신의 비천함을 방심하지 않고 바라보는 자"라고 하여서 그런 생각을 지지해주었다. 두 번째는 밖으로 무엇을 성취하거나 소유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깨달음 ; 심각한 듯 심각하지 않게

QUORA라는 사이트에서 어떤 분이 깨달음에 대해 썼는데 매우 공감이 가길래 제 블로그에 맞게 번역해 봤습니다. (문)진짜 깨달은 것과 깨달은 척 하는 것을 알 수 있나요? (답)깨달음을 오늘날 영적 단체에서 행세하는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저 겨우 자성 단계에 들어갔으면서 깨달은 것으로 자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성하는 것은 수행의 초입으로서 진보에 꼭 필요합니다. 그게 없으면 그저 감상적 상태와 실제 간에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진보함에 따라 의식은 확대되어 많은 것을 아우르게 되고 자아를 초월하게 됩니다. 수행자가 오랫동안 (대개 10~30년 걸림) 열심히 닦지 않으면 깨달음에 이르기 어렵습니다. 예외적으로 전생에서 많이 닦은 경우 그 기간은 짧아질 것이나 날 때부터 영성이 높은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