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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보살송과 동서의 신비주의

경허스님의 미륵보살송을 읽고 글재료를 얻는다. 두 가지를 주목하고 싶은데 첫째는 불가의 부처와 보살이 기독교의 성부와 성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는 것이다. 근거는 선가귀감에 의하면 아미타불의 속뜻은 무량광, 무량수이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에서 받드는 불(佛)은 의식이 도달할 수 있는 지극한 경지에 붙인다고 추정된다. 동시에 보살은 개체성을 가지되 이미 부처와 합일한 인간으로서 최고 의식에 도달한 존재를 말한다고 전제하면 미륵보살송은 성부와 합일한 그리스도께 바치는 기도와 흡사하다. 한 부분만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털끝만큼도 서로 떨어지지 말고 마치 그림자처럼 함께하려고 노력하라." 내 나름으로 다시 써보면 그리스도 의식과 완전히 합일함으로써 존재의 근원인 성부와 합일하려는 노력은 그리스도교 신비주..

단상 2023.01.29

번뇌와 업장의 해결책으로서 깨달음

동생네 스크린 골프장에서 일을 그만 두었다. 무슨 이유든 내게 일어난 일은 모두 내 의식이 초래한 것이라는 게 '그리스도의 편지'의 가르침이고 상식에도 맞다. 내 의식이 아주 높았다면 현명하고 부드러운 대화로 해결 못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한 후배 지적대로 고집이 있는데다 영악하질 못한 게 내 성정이다. 달리 말하면 어렸을 때부터 경망하고 미련했고 초등 1년 담임 지적대로 꽁무니 빼는 습성이 있다. 그 모든 약점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은혜와 좋은 운, 즉 무조건적 사랑(신성이자 존재의 근원, 그러니까 모든 존재의 참 부모) 덕에 잘 살아왔다. 달리 말하면 내 삶이 모두 공짜인 은총 덕분인데, 세상 구조도 그러하니 마치 내 덕으로 오인하며 살았으니 사실상 도둑질과 다름없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사니 대..

단상 2023.01.28 (2)

경허스님, 그리고 성인

오랜만에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 유튜브에서 경허스님에 대해 다루는 걸 봤다. 알고보니 한겨레가 이미 다루긴 했다. 놀라운 사실은 경허스님이 전봉준 장군의 처남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동학에 깊이 관여하셨고 전장군 시신을 수습하신 정황 증거가 많다. 더 놀라운 사실은 스님의 대자대비심을 입증하는 일이 바로 문둥병 여자를 자신의 처자처럼 돌보셨고 그 인연인지 몰라도 문둥병자 마을에서 치유를 위해 오래 애쓰시다 피부병에도 걸리셨다는 것이다. 한편 참된 자비행은 진여를 깨달은 자만이 할 수 있다고 본다. 완전한 깨달음이란 근본적으로 나와 남의 이분법이 사라져 참말로 이웃이 내 몸으로 여겨지는 경지라는 것이다. 나처럼 대충 머리로 깨달은 자는 결코 문둥병자가 내 몸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자비행이 그 정도가 아니라면..

단상 2023.01.26

유교의 창조적 재해석

아래 붙이는 동영상에서 3시간 20분경부터 나오는 결론 부분을 주목해 보았습니다. 결국 유교란 인간이 자신의 존재상태를 평생에 걸쳐 도야하면서 향상하도록 하는 가르침이며 그로써 스스로 이익이 되면서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것입니다. 즉 자리이타(自利利他)를 목표로 하는 대승기신론의 수행법과 대동소이합니다. 그리고 서양은 그런 점에서 부족한 점이 있으니 배워야 하고 누군가가 유교를 창조적으로 재해석해 줬으면 하는 희망을 서양 학자의 입을 빌어 피력하고 있습니다. 그 앞에 세 시간 넘는 다큐를 봤지만 유교란 불교와 도교가 융합한 중국 선불교를 발전적으로 해체하여 사서삼경으로써 다시 쓴 사상임을 파악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쓴 '깨달음과 멸정복성'은 신유학으로 지칭되는, 다시 쓴 유교가 기독교와..

단상 2023.01.24

얼마나 인(仁)해야 하는지

일하면서 나와 기질이 다른 사람과 부딪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은, 내 속에 잠재된 지속적 비판의식, 내가 누군데 하는 자만심, 보다 근본적으로는 분노와 보복심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혼란은 그러한 것을 의식하게 하므로 유익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수행공부를 하는 자 또는 학인이라면 조건 없는 사랑이기도 한 인(仁)을 구현하려는 사람인데 그것을 얼마나 철저히 해야 하는지 강조한 말씀이 조차전패(造次顚沛)입니다. 즉 엎어지고 자빠지는 순간에도 인에서 벗어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안회의 경우 살펴보니 3개월 동안 그러했더라고 경전은 증언합니다. 그러한 경지는 미루어 짐작컨대 이미 인간이 근본적으로 변모해서 인과 하나 되었다고나 할까 덕이 체화된 상태입니다. 그러길래 안회를 공자님의 수제자..

단상 2023.01.18

학자와 학인

해방후 학자라 하면 동료 그룹의 검증을 거쳐 대학이 주는 학위를 받은 사람을 일컫는 것 같습니다. 그 기준으로 저는 학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우리 문화의 근간에 있는 학(学)이란 안회의 심학이며 그 심학을 한 자 가운데 등용할 만한 자들을 관료로 썼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심학이 밝히고 피워낸, 즉 계발한 성(性)이 곧 천성이므로 모두 거기에 따라 살 때 평화로운 세상, 곧 지상 천국(우리식으로는 요순시대)이 된다고 본 것이 사서삼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 경전을 학습하는 자를 학인(学人)이라 합니다. 학인이 진보하면 군자가 되고 군자가 진보하면 성현이 되는 것입니다. 소인이 학을 통하여 구하는 게 인작이라면 군자가 구하는 것은 성현이 되어 궁극의 완전한 자유를 얻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맹자께서 지적하..

단상 2023.01.17

누가 깨달음을 얻을까

아침마다 '한경 아르떼' 티브이를 봅니다. 소년소녀 합창단 노래 가사가 글재료를 제공하네요! 요컨대 시간은 부족한데 대학과 취업 드라이브를 거는 교육에 대한 넋두리입니다. 그냥 '미래를 기대하지만 성공한 어른 되기' 힘들답니다. 바로 제 또래를 밀어 붙였던 과거를 고발하는 듯합니다. 왜 지금 여기서 무한한 의식(또는 진여)인 존재의 참 면목을 알아보는 교육을 못하는지요! 그저 누구든 세상의 통속적 믿음, 즉 아주 부실하고 야트막한 생각이 얼기설기 짜여진 믿음에 따라 숱한 시행착오를 체험한 다음 각자 찾아나서야 한다는 것 같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입학한 1962년부터 대학졸업한 1980년까지의 교육이 그러했습니다. 반 세기 이상 지나고 앞으로 반 세기를 가도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 분파로 나뉜 종교..

단상 2023.01.13

깨달음, 자유, 이목구비

채근담을 오래 읽었지만 이목구비가 질곡이더라 하는 문구가 요새 새록새록 합니다. 오랜만에 의미심장한 문구를 만나서 번역 하나 올립니다. 더 좋은 번역을 논의할 수 있으면 기쁠 것입니다. "깨달음, 즉 영원히 자유롭다는 것을 아는 것은 인간 진화의 최고봉이다. (그런데) 모든 것이 그것을 막는다. 일념으로 거기에 전념하는 사람은, 삶이란 강의 세찬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와 같다. 진정한 구도자는 진실로 삶을 온전히 살아 모든 것을 한계까지 시험해 보고나서 자유에 대한 열렬한 갈망을 채울 수 있는 게 이승에는 없다는 것을 추호도 의심 없이 깨닫는다. 상처와 실망, 공동체에 대한 필요성 또는 대안이 되는 삶의 양식에 대한 낭만 등으로 인하여 생긴, 영성에 전념하는 사람의 자유에 대한 열망은, 설혹 그것이..

단상 2023.01.11

교와 학

어제 아침 같은 시간에 자주 들르는 단골손님이 집안의 학벌 좋은 사람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덩달아서 제가 받은 교육과 학습에 비추어 이 땅의 교육 풍토를 비판했는데 별로 호응을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학(学), 공부 또는 수행이라 하는 것, 모두가 대학과 중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봅니다. 서양이 신 개념으로 수행의 궁극을 말했다면 우리는 천(天) 개념으로 그것을 말한 것 같습니다. 중용을 읽고 생각컨대 신 또는 천과의 합일체험에서 교(教)가 나왔고 그것을 종교 또는 수도라 한다고 봅니다. 삶의 모습이, 새옹지마 우화가 보여주듯 덧없는 '제로 썸'일 뿐임을 겪고나서 이목구비가 모두 질곡이니 한계를 모르는 완전한 자유, 궁극의 자유로 가는 길을 닦으려는..

단상 2023.01.04

새해 계획

매장서 일하는 젊은 친구가 새해 제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당연히 수행 공부 진도를 나가는 것이 목푠데 이 공부에 몰입하지 않는 사람들한테 그렇게 답하기가 석연치 않아 적당히 얼버무렸습니다. 제 노후 플랜은 60세를 첫해로 해서 9천일 동안 공부하고 3천일마다 책한 권씩 쓰는 것입니다. 지나 해 초에 한 권을 썼으니 2029년 말쯤 두 번째 책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니 올 해 계획은 이러한 장기 플랜의 수행이 됩니다. 무슨 수련이나 공부든 달인이 되려면 매일 쉬지 않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야 합니다. 그 연습이 미흡할 때 남들도 알아보지만 가장 먼저 자신이 압니다. 그러니 절대 게을리할 수 없는데 돌아보면 연습이 미진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앞에 적은 대로 가급적 쉬지 않고 나무아미타불을 외고 ..

단상 202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