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킨스 기타 텍스트 24

교만의 치료약

오늘은 번역에 대한 얘기를 할까 합니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님은 새로운 말을 만들어내는 등의 방법으로 독일어의 수준을 크게 높이는 일도 했다 합니다. 똑같은 언어라도 의식 수준에 따라 의미와 용도가 다릅니다. 천 년 가까이 가장 많이 인용되는 신비 신학가의 한 분이시기에 당시 쓰이는 용어들이 마음에 안 들었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 제가 사숙하는 호킨스 박사도 그런 편인데 그의 텍스트에는 'positionality'라는 말이 꽤 의미심장합니다. 몇 년을 숙고해도 가장 적당한 우리말 번역이 안 떠오르다가 최근에 가장 가깝다고 여겨지는 말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대단한 성취를 한 사람이라면 조어도 할 수 있겠지만 차선책으로 정한 게 '아집(我執)'입니다. 더 좋은 생각이 있으신 분께 조언을 구합니다..

깨달음의 요체

공부를 하되 나중엔 그리스도도 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 대목이 '그리스도의 편지'에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이미 그러고 계시겠지만 제가 덧붙이는 말들도 참고만 하실 뿐 의지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탈종교-탈기독교를 실천하는 제가 의지하는 텍스트는 '편지'를 기둥으로 하여 성공회 신도였던 데이비드 호킨스, 로마 가톨릭 교도였던 닐 도널드 월쉬, 그리고 기독교적 영성에서 나온 '기적 수업'에 더하여 불교와 유교 가르침입니다. 오늘은 호킨스 박사의 365일 묵상집에서 공부에 무척 도움이 된다는 느낌이 들어 말씀을 옮겨볼까 합니다. "진리나 깨달음이 찾아내거나 구하거나 얻어내거나 획득하거나 소유할 무엇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는 게 좋습니다. '영원한 현존'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며 그것은 깨달음에 방해되..

신의 사랑 체험과 애덕 실천

보통의 인간 체험에는 '신의 사랑'을 체험하는 기쁨에 비교할 만한 것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므로 신의 현존을 깨닫는 일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혼신의 노력을 다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나의 눈, 375쪽) -- 그야말로 혼돈과 연막이 가득한 우리 현실에서 위와 같은 주제의 책을 한 권 소개하는 게 아웃사이더 짓이지만 그럼에도 우리 내면에 '더 크고 더 강한 무엇'에 대한 열망이 있기에 댓글 달아주시거나 책을 구매하신 분도 계시네요. 과거에는 신 체험이 불가능한 것으로 치고 지상 천국이라 할 수 있는 체험을 사후의 일로 미루거나 포기하고 그저 제도 종교의 인정을 받는 것으로 퉁쳐온 것이 보통입니다. 실상 백 명 정도의 사람이 매일 저와 함께 읽고 있는 '그리스도의 편지'라는 책에는 모세 말고는 신을..

깨달음의 길

깨달음 상태는 이미 우리에게 실재하는 것이며 따라서 그 상태가 온전히 드러나도록 허용해 주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미 있는 것은 미래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나의 눈, 376쪽)-- 가장 비근한 비유로는 구름이 걷히기만 하면 태양 빛을 바로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몸의 진화와 사회적 적응을 위한 학습 과정에서 빛을 가리는 구름이 덕지덕지 덮여서 도저히 걷혀지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 깨달음이 어렵게 보이는 것입니다.한편 수많은 고정관념과 몸이 나라는 세뇌가 (이 두 가지가 바로 아집과 법집임) 구름 걷는 일을 어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예수는 물론 노자와 공자께서 모두 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무 판단도 차별도 없이 그저 기쁨의 상태가 되는 데 깨달음의 비결이..

참된 정체성으로서의 의식

모든 두려움은 자아 정체성(identity)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곧 존재와 생존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말입니다. 이 두려움은 생존의 근원 또는 자아를, 형상(생각, 느낌, 몸)과 동일시하는 것과 관련됩니다. (나의 눈, 369쪽)-- 모두 같은 진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대승기신론이 진여문을 말하는 것도 마하리쉬 님이 '나는 누구인가'를 끝없이 물어보라는 것도, 금강경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공과 법공을 설하고 있는 것도 모두 같은 목적에서 나온 것입니다.두려움과 고통의 근원은 같습니다. 몸을 나라고 여기는 한 고통은 멈추지 않습니다. 몸에서 나오는 생각이란 것을 끊기 위한 모든 수행법이 두려움과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입니다. 간단히 우리가 의식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뼈에 사무치게..

의식 공부가 긴요함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훌륭하기는 하지만 거기에서 저절로 깨달음이 오는 것은 아닙니다. 깨달음에 이를 가능성은 의식의 본성에 대한 높은 이해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나의 눈, 354쪽)의식의 본질을 이해하면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의식의 본질을 이해하면 반드시 이원성과 비이원성의 차이를 통찰하게 되고 아울러 이원성의 영역을 초월하는 법도 알게 됩니다. (위 책, 357쪽)-- 여기에 무슨 주석을 붙이는 게 주제 넘지만 한 가지만 거론한다면 세상 교육이나 종교는 그저 좋은 사람 또는 착한 사람을 만드는 데 주력하지만 의식이 바깥 세계만을 맴도는 한 폐쇄 체계를 뱅뱅 도는 모습이 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철저히 세속적 인간이 되어 버립니다.그리하여 결국 성공한 이들, 평생 한번도 일등을 놓치지 ..

참된 예배

행동하고 말하고 느끼고 생각하고 관찰하는 자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물어봅니다. 지속적인 명상은 모든 행위를 일종의 예배로 바침으로써 그 행위를 모두 성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나의 눈, 321쪽)-- 이 대목에서 마하리쉬의 자아탐구를 만나며 대승기신론의 지관문을 만납니다. 이것들은 실천적으로 하나입니다. 선가귀감은 "예배란 참된 근원을 공경하고 무명을 굴복시키는 것(禮拜者 恭敬眞性 屈伏無明)"이라 함으로써 이것을 반복하고 있습니다.그 실천방법으로는 기본적으로 홀로 고요히 있는 것인데 생각마다 끊어버리는 것일 수도 있고, 끝없이 무량광 무량수인 아미타불(이것은 아무 이름이어도 상관 없습니다)을 외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비운 자리에 신 의식이 들어와 무한하고 거룩한 뜻을 실현하시도록 하는 것입니다...

신의 정의와 인간의 선택

참나라는 무한한 바다 속에서 자아는 오로지 자기 자신의 본질에 의해 자신의 운명으로 끌려 갑니다. 이것이 바로 절대적인 공정함과 공평함을 보장해주는 의 절대적인 정의입니다. (나의 눈, 307쪽)-- 어제 올린 무한한 바다의 비유가 또 나옵니다. 바다의 비유는 대승기신론에서도 자주 나옵니다. 이 무한한 바다에서 몸을 벗은 각 에너지체는 자신의 본질, 즉 의식 수준에 따라 자리를 잡는다는 얘기입니다. 우리 모든 사언행위는 궤적을 남기며 하나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모든 것의 결과이기도 한 우리 의식의 수준에 따라 딱 맞는 자리에, 마치 자기 부력에 따라 물체가 바다에서 자리 잡듯이 자리를 잡는다는 것입니다.시공(時空) 안에 들어와서 인간에게 간섭하고 사후에는 재판관처럼 심판하는 신을 생각하는 것은 가장 ..

의식이 우리 현실임

'나'라는 감각이 있는 자리인 에너지체(또는 영혼)는 몸에서 벗어난 체험을 한 사람들이 기억하듯 몸과는 별개로 존재합니다.. 의식의 장은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레벨과 에너지 장이 상호 작용하는 무한한 바다입니다. 따라서 한 개별 영혼이기도 한 에너지체의 운명은 바다 속의 코르크와 유사합니다. (나의 눈, 306쪽)-- 불교는 이미 우리 몸이 무정물이라서 체험을 하는 자리는 별개로 존재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영역에 있습니다. 생각과 오감은 그 스크린 위에 비치는 영상과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몸을 버린다고 말할 때 사람들은 모두 무엇을 말하는지 압니다.스승들은 몸을 버리는 순간의 의식이 사후에 고정되는 의식 수준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때의 의식 수준이 마치 바다 속 코르크와 같아서 자신..

진화와 창조

진화와 창조는 같은 것의 다른 이름이다. 창조는 진화의 근원이자 본질이며 진화는 창조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물리적인 세계는 결과들의 세계요 그 안에 원인이 되어줄 만한 힘이 없는 세계다. (나의 눈, 162쪽)-- 다시 말하면 신의 창조는 신 의식이 행하는 것이며 의식의 특징은 지성과 의도, 심미적 앎이라고 합니다. 신 의식을 나누어 받은 인간 의식을 포함한 모든 의식체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모습을 바꾸는 것이 진화라고 합니다. (같은 쪽)이것은 매우 중요한 깨달음인데 관찰되는 환경을 바꾸려면 내 의식을 바꾸고 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집단 의식을 바꾸는 것이 현명한 노선임을 알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내 운명을 바꾸는 것, 세상의 모습을 바꾸는 것, 모두가 의식 변화에 달려 있습니다.그러므로 결과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