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356

내란 정국에서 마음 공부

1. 명백한 것은 큰 불은 잡았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잔불을 잡는 과정이니 조심은 하되 공포와 불안은 버려도 될 듯하다.2. 개인적으로는 75살 안에 한 소식 해서 임종시까지 케이 영성 내지 케이 철학을 전파하는 삶을 살자는 꿈이 생겼다.3.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씀과 아무도 심판하지 말라는 말씀, 그리고 원수를 사랑하라는 명제 등은 이원성의 함정에 빠지지도 말고, 세상 겉모양은 그저 홀로그램에 지나지 않음을 깨달으라는 말씀인 것 같다. 다시 말하면 금강경 가르침인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라는 가르침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4. 시대적으로 보면 조중동과 여러 매체가 부추겼고 또 다중이 함몰된 욕망의 향연 때문에 생긴 불만을 민주당에 퍼부어 생겨난 게 윤석열 정부다. 지금 그 대가를 혹..

단상 2025.01.07

삶의 이유와 구제 또는 도움

한강 작가의 스톡홀름 스피치가 인간의 근본 문제를 다룬다. 특별히 이 땅에서 벌어진 집단 폭력에 대해 생각케 한다. 운명의 장난인지 대량 살육을 가져올 뻔했던 내란이 초반에 제압되었기에 다음과 같은 감상이 든다. 작가는 말한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나는 박구용 교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동학의 선조들, 3.1 운동의 선조들, 광주의 선조들이 올해 12.3일 우리를 구하고 계셨다고 믿는다. 이 분들 덕분에 우리는 30분의 시간을 벌었고 국가 폭력의 처연한 전개를 막았다.

단상 2024.12.10

대승기신론과 현대 영성

마이클 싱어가 '소아 초월 여정(the journey beyond yourself)'이란 소제목을 단 '상처받지 않는 영혼'을 다시 읽다가 1장 마지막 부분을 구글로 번역해 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번역을 읽었더니 잘 감이 오지 않았다. 고전적 가르침을, 인문학적 소양이 없이 쉬운 현대어로 바꿀 때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내 식으로 옮겨보니 7세기 원효대사가 이미 밝힌 진리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치원 선생이 증언한 우리 풍류 정신은 유불선의 융합에서 나온 것이고 미국 현대 영성이란 게 결국 우리 민족 DNA에서 크게 벗어난 게 아님을 실감한다. 제가 주석을 달았으니 보시고 의견 주시면 좋을 것 같다."참된 성장은 에고(심생멸) 초월에 있다. 생존 본능이라 할 수 있는 에고는, 내면에서 끝..

단상 2024.11.30

왓칭과 적자지심

1. 우리는 일념으로 집중하는 것을 창조한다. 그 창조력이 우리에게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신성을 공유한다. 1-1 그런데 살면서 원하지 않던 것들을 창조해내어 체험하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우리의 생각이 무념무상, 즉 유아 같이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indifferent), 시비분별과 고정관념이 없는 상태의 생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이블이나 사서(四書)는 유아의 마음을 치트 키로 보는 것이다.1-2 만사형통을 추구하는 현대 영성(우리의 왓칭과 서구의 레팅고)이 모두 지향하는 것은, 유아기 이후 우리 내면에 심어진 사고틀과 감정습관을 모두 찾아서 그야말로 제로 상태로 만들자는 것이다.1-3 그 제로 상태에서 생각하는 것은 하자 없이 그리고 기적 같이 실현되므로 풍요 이상의 삶이 가능해진다.2. ..

단상 2024.11.24

다시 종심소욕불유구

1. 인력, 곧 끌어당기는 힘과 척력, 곧 밀어내는 힘의 작용은 본질적으로 같다. 우리는 싫은 것을 밀어내고 좋은 것을 끌어들인다(好利避害). 1-1 싫은 것을 포용하여 호불호가 없어지면 해가 없는데 그러지 않고 그것이 없는 체하면, (그것은 없어진 게 아니기 때문에) 현실에서 체험하게 된다. 궁핍을 싫어하면 궁핍한 현실을 체험한다. 1-2 횡재를 바라면서 횡재가 옳지 않다거나 횡재한 자들은 다 망했다거나 하는 식으로 횡재를 싫어하기 때문에 횡재를 못한다. 반복하건대 척력은 인력과 같다. 1-3 궁핍에 대해 두렵거나 겁나지 않아 궁핍에 대해 무심하면(indifferent) 궁핍한 현실을 창조하지 않게 된다. 다시 말하면 궁핍을 싫어해서 억누르지 않을 때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궁핍에 빠지는 일을 예방한다...

단상 2024.11.23

일상의 과제와 구도의 길

1. 의식이 높은 사람은 극복한 것 같지만 보통 사람으로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딜레머가 있다. 2. 진화에서 나온 생물인 우리는 생존을 위해 잔인하거나 무례하거나 인색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인간성에 대해 잘 설명한 이론이, 물질계와 생물계 모든 존재는 인력과 척력의 충동에 따라 작동한다는 것이다. 3. 참나 또는 진아(眞我)를 찾으라는, 대승기신론 이하 대부분의 현대 영성이 추구하는 것은, 우리에게 있는 저 두 충동뿐 아니라 죄스럽거나 수치스러운 점까지도 포용하고 나아가 나를 해꼬지한 대상에게마저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점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로 요약된다. 나를 나락에 빠지게 만든 내 충동 또한 내 원수가 아니겠나? 4. 그렇게 노력해서 신성을 구현한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으니 2와 ..

단상 2024.11.20

천지생물지심

1. 평소대로 많은 시간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세 가지 좋은 뉴스를 접했다. 하나는 비오는 날 맨발로 매장에 온 사람이 돈이 없어 그냥 가는 게 안쓰러워 뒤좇아가 데려다 신발을 신겨 보낸 이야기다. 나중에 그 사람이 와서 고백컨대 자살하려다 이미 말소된 주민등록을 회복하고 다시 살아보자고 결심했단다.2. 두 번째는 버려진 개가 새끼를 낳을 때마다 사람의 왕래가 있는 길에 새끼를 버려둠으로써 사람들이 양육토록 했다는 얘기다. 우연히 그 사실을 알고 어미까지 거뒀던 사람이 미국으로 떠나게 되면서 눈물까지 흘리는 걸 봤다.3. 세 번째는 동남아 어떤 나라인지는 모르지만 생후 15일만에 엄마를 잃은 아이가, 아빠가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되자 함께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됐는데 교도소장쯤 되는 이가 아이의 교육을 책..

단상 2024.11.17

기독교의 한계와 종교의 종언

1.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내 경험으로만 말하건대 기독교의 선악 이분법과 천당-지옥 이분법은 신도들로 하여금 딜레마(전문 용어로 이중 구속)를 면치 못하게 해서 깊은 내적 고뇌에 빠지게 한다. 2. 예를 들어 내가 천주교도였을 때 경험에 의하면 이성을 보고 음탐심에 빠지면 바로 음행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십계명 위반이고 따라서 지옥행이라는 추론을 하게 된다. 3. 물론 기독교는 한편 영악해서(또 사실상 그러하기에) 바로 고백소에서 진술하거나 개신교 같으면 스스로 참회할 때 바로 눈처럼 깨끗해져서 천국행이 가능하다고 가르치긴 한다. 그러나 이것이 근본 처방은 아니라는 게 내 체험이다. 4. 한편 궁극의 관찰자(또는 신)는 분별이나 판단 없이 그저 조건없는 사랑 자체로서 현상을 바라볼 뿐이고 과실을 저..

단상 2024.11.15

국정감사를 보고 느낀 점

1. 자연현상에 대해 우리는 숙명으로 여기고 대응하는 방법밖에 도리가 없다. 2. 자연현상에 선악의 딱지를 붙이는 건 인간 중심의 생각일 뿐이다. 3. 화산, 지진, 태풍 등의 자연현상에 선악의 딱지를 붙일 수 없다. 4. 인간 에고라는 것도 자연현상의 한 가지다. 에고란 자연에서 받은 생존욕구와, 거기에서 파생한 호리피해(好利避害)의 본능을 말한다. 5. 자연에 종속되어 진화에 전념하는 것이 인간 이하의 종이라면 자연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인간 이상의 종이다. 6. 5번 문장은 인간이 자연에 종속하면서 자연을 극복초월하려는 특수한 종임을 말한다. 인간계에서 발생하는 자연현상인 인간현상도 자연현상의 한 가지일 뿐이다. 7. 연구에 따르면 화산, 지진, 태풍과 같이 혹독해보이는 자연현상에도 정화 또는..

단상 2024.11.13

노벨상과 한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류 현상의 근원에 대해 써봅니다. 유튜브의 여론과 제 생각을 합친 결론인데 보탤 게 있으면 의견 부탁합니다. 대한민국의 연성 국력(soft power)에 대해 거론한 외국 학자도 여럿 됩니다. 주지하듯이 국방력이나 경제력에서 나오지 않는, 보이지 않는 힘은 이 블로그가 이미 거론 했듯이 김구 선생이 짚으신 사회적 자본, 즉 문화적 매력과 신뢰에서 나옵니다. 다른 말로 우리의 정신적 유산이 세계적으로 특별하고 우월한 데서 나오는 것이며 그것을 통틀어 한류라고 합니다. 한류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으로 그 존재와 지속성에 대해 더 이상 의문의 여지가 없는 세계적 대세가 되었습니다. 첫 번째 정신적 유산은 백범 선생처럼 홍익인간의 개국 정신에서 찾는 게 마땅합니다. 제 생각에 단군의 ..

단상 2024.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