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369

세상 구제, 자기 구제

탄핵의 전개와 내 공부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가 고민이었는데 청혜선원 법문에서 답을 찾았다. 요컨대 세상 구제 전에 자기 구제가 먼저라는 것이다.즉 나라는 것이 사라져야 비로소 전쟁이나 임종을 만나도 마음이 날뛰지 않고 평안히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상과 분별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기를 숙성시키기 위해 '매실에 고기를 푹 담궈 놓듯' 법(Dharma)에 완전히 잠겨 있으라는 게 스님 가르침이다. 그때에는 적절한 지혜와 심지어 예측력도 생길 수 있다고 한다.그렇게 되기 전에는 간절한 마음으로 순리대로 해결되길 빌면서 SNS에 글을 쓰고 집회에 참석하는 등 분수껏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단상 2025.03.31

공부와 우리 사상

1. 깨달음을 위한 공부와 깨달음 이후(悟後)의 공부를 간단히 돈오점수로 말한다. 이 과정 모두를 수행 공부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알음알이로 하는 게 아니다. 태권도나 골프 등과 같이 매일 훈련하는 게 필요하고 핵심은 고요히 앉아 중(中)에 머무는 것(守其中)이다.2. 수행 공부와 달리 사상사에 있어 동서를 비교하고 우리나라에서 동양사상이 집대성되어 꽃을 피웠음을 입증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와서 도교와 융합하여 선불교가 되었으나 당나라 말기 척불을 피하기 위해 중용을 통하여 유교와 융합하여 신유학이 되었다. 신유학 또는 송명이학의 다른 이름인 성리학은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에 살아 있다고 본다. 3. 기독교에서 쓰는 Gloria in excelsis Deo("Glory to G..

단상 2025.03.21

마음 닦기

지난 2년 동안 인천시에서 하는 공원관리업무에 종사했다. 기간제지만 운 좋게 취업이 되어 금년이 3년째다. 8~9개월 기간제로 일하는데 늦은 나이에 이보다 좋은 일자리가 없는 것 같다. 노령사회에 대비한 정책 덕을 톡톡히 본다. 한편으로는 비교적 낮은 임금으로 3D 업종 인력을 충원하기에도 좋아 보인다. 다만 안전문제가 있어 관리하는 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십여 명이 일하다 보면 생뚱맞은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첫날부터 한두 명이 눈에 띄면서 미세하나마 '아 왜 저래, 저런 사람이 어떻게 뽑혔담' 하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부처님이나 예수님은 그들이나 나나 똑같이 사랑하고 연민을 품을텐데~' 하면서 '나무아미타불'을 왼다.금년에 최대 마음공부 과제이기도 하다. 나보다 못해 보인다고 느낀다..

단상 2025.03.05

환생과 천국

인생은 한번뿐이고 그 결과에 따라 천당, 지옥이 갈린다는 개신교 가르침과 중간에 연옥이 있다는 천주교 가르침 가운데는 천주교 쪽이 나은 것 같다.연옥 이론은 환생 이론과 타협 여지가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연옥은 천국을 위한 다음 기회가 여전히 허용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환생이란 원하는 상급학교 입학을 위한 재수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신 또는 우주 마음이 무한하고 조건없는 사랑이라면 누구에게나 무한히 기다려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환생 이론이 우리 마음에 어울린다. 오늘날 전생을 입증하는 과학자들의 기록이 전세계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너무 어이없는 죽음도 많지만 본의 아니게 실패한 것 같은 삶이 얼마나 많던가!더 이상 환생이 필요없는 경지라야 천국 삶이라 할 수 있..

단상 2025.03.04

내란국면에서 수행

아침에 탄허록 읽고 샤워하는데 불현듯 스치는 생각이 있다. 이번 내란에 서울 법대 출신들이 주범노릇을 했는데 그들에 대해 옳지 않다는 판단은 다수가 한다. 나도 그 대열에 있긴 하지만 '친일파 집안 자식으로 잘못된 육아 행태를 겪은 내란과 출신 놈', '떡검 ㅅㄲ들의 오래된 못된 습성' 등을 비꼬는 내 속에 시기심, 경멸심은 없는 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 행태의 대부분에 우리 사회와 우리 국민들은 전혀 책임이 없을까? 드러나지 않고 운 좋게 숨겼지만 나에게도 그들 못지 않은 비열함이 아주 없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니 내 속의 없어져야 할 생멸심(에고)을 더 크게 보고 닦아나갈 결심을 하며 내란 피의자들한테 연민을 가진다면 붓다나 그리스도께 더 가깝다 할 것이다.

단상 2025.03.04

안심입명의 길

홍장원 차장의 선택에 대한 김병기 의원의 설명에서 강한 인상을 받는다. 그는 왜 내란죄 피의자들과 달리 행동했을까? 대통령 명령에 따르면 국정원장은 따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명령을 거역했고 결과적으로 내란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은 그가 블랙 요원 생활을 하면서 몸에 새긴 인식 때문이라고 한다. 즉 블랙 요원은 언제 어디서 흔적 없이 죽더라도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 공동체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죽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정치적 반대자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재판 없이 죽인다면 북한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순간에 올바른 선택을 함으로써 바람직한 인간이 되고 이승을 떠나더라도 안심입명하려면 모든 결정에서 복을 짓는 선택을 해야 할 것..

단상 2025.03.02

기도, 명상, 종교

원효 대사 관련해서 '대승기신론, 소와 별기'라는 책 한 권 읽은 것밖에 없다. 어제 우연히 대사님의 염불선에 관한 짧은 동영상을 봤다. 아마도 나무아미타불이라는 염불을 쉬지 않고 바치는 게 대사님의 염불선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나는 자주 그렇게 명상을 하고 있다. 한편 에리히 프롬에 따르면 야훼의 본 뜻은 '이름 없음'이라 한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그저 있는 자'란 의미에서 'I Am'과 같다고도 한다. 그러니 사실 누가 어떻게 부르든 '신과 나'라는 관계 속에서 믿음을 가지고 기도나 명상을 하는 게 사람들의 주관적 현실이 아닌가 한다. 그렇게 보면 도덕경의 '도' 또한 이름 붙일 수 없는 근원을 부르는 이름이니 불성, 붓다, 하나님, 천주님, 한울님, 알라, 쉬바 등 문화와 언어에 따라 다를 뿐..

단상 2025.02.27

한류와 개벽정신

백범 선생이 지향한 문화 강국의 이념은 패권국이 되자는 게 아니라 지도국이 되자는 것이다. 그런데 지도력은 강압(force)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연성 권력(soft piwer)에서 나오는 것이고 연성 권력은 매력 자본과 지적 자본에서 나온다고 한다.달리 말하면 다른 나라가 따라하고 싶은 모범이 되자는 것이고 그것은 고귀한 인간성에 기반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K팝과 한글, 영화와 만화, 문학과 클래식 음악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의 젊은이들이 따라 하게 만든 힘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본다.그런데 이런 저력은 유불선의 종합인 성리학과, 서학의 대안으로 성리학에서 진화한 동학 정신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즉 성리학의 실천요강인 인의예지와 동학의 개벽정신이 K컬처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개벽 사상의 요체..

단상 2025.02.26

세계정신으로서 한류

제 블로그에 한류의 지속성에 대해 두세 꼭지 적었지만 탄허록을 읽으며 영화 하얼빈이 표현했지만 모두 놓친 지점을 알아냈습니다. 안중근 장군은 동료들이나 영화관람자도 이해 못하는 실수를 합니다.그것은 일본군 포로를 풀어준 일인데 실은 거기에 두 가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는 우리 독립운동은 제국주의 일본과 대등하게 벌인 전쟁이란 것, 둘째 그렇기 때문에 국가 대 국가의 전쟁에서 포로를 살려줘야 한다는 만국법을 지킨 것입니다. 탄허스님은 이것이 이(利)가 아니라 의를 따르는 동양정신의 실천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정신을 배워 알지만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안 장군이 남다른 것입니다. 하지만 스님은 강대한 패권 국가가 모두 패배했음을 보라고 하십니다. 최후의 패권..

단상 2025.02.26

성전 휘장의 제거

1. 아침에 유튜브에서 레스터 레븐슨 책을 접했습니다. 요컨대 걸림 없는 대자유요 슬픔 없는 영복(永福)이기도 한 신성이 우리 정체지만 우리는 필요상 개체와 물질을 취해 상대성을 체험할 뿐이라는 겁니다.그런데 신성과 개체성 사이에 성전의 휘장처럼 가로막는 장치가 마음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리스도의 임종시 성전 휘장이 찢어졌다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휘장이 비유하는 바가 바로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그래서 찾아보니 사도행전이 유사한 해석을 했더군요. 즉 "예수님이 돌아가셨을 때 휘장이 찢어졌고, 하나님은 그 곳을 떠나 다시는 사람의 손으로 지은 성전에 거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도행전 17:24)."2. 이제 외적 예배를 위한 종교는 할 일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성전은 모든 인간의 내면을 말하며 휘장은 바로 마..

단상 202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