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무명과 의식

목운 2025. 6. 25. 07:05

어제 적은 것은 깨달음에 대해 그 동안 접한 문헌과 청혜선원 법문, 그리고 30여 년 출석했던 천주교에서 배운 것 등을 종합한 것입니다.

야훼를 무명과 같다고 한 것은 유태인인 에리히 프롬의 논설에서 배운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천주교 성직자였던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사상과 선불교가 비슷하다고 본 학자들과 같은 입장입니다.

실상 제대로 된 종교라면 절대자를 밖에 있는 초능력자로 보고 거기에 절하게 하지 않습니다. 참된 영성의 길은 도저히 인간의 인식으로는 알 수도 없고 찾을 수도 없는, 그래서 이름 붙일 수 없는 신비에 도달하려는 길입니다.

그래서 육조 혜능선사가 법통을 이을 제자를 고를 때 나지도 죽지도 않는 그것(一物)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신회는 '그것은 모든 부처의 근본이고 제 불성이기도 합니다.'라고 했다가 퇴자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회양은 아무말 못하고 있다가 물러나 약 8년을 더 수행하고 와서 '그것이라 해도 맞지 않습니다.'고 답했습니다.

나중에 신혜는 세속에 깊이 물들어 나라를 어지럽힌 중이 되었지만 남악 회양 선사의 법통은 2백여 년을 이어가며 휘하에 선종 최대 산맥이자 주봉이라 할 수 있는 황벽 선사와 그 제자 임제를 배출하였습니다.

오늘날 첨단 물리학이 저 이름붙일 수 없는, 그렇기에 대상화할 수 없는 그것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의식입니다. 의식이 대상이 아니고 그냥 모든 것을 보는 자, 억지로 이름 붙이자면 관찰자이기 때문에 관찰자 유무에 따라 사물이 입자도 되고 파동도 되는 현상을 관찰자 효과라고 합니다.

각설하고 작년 여름 또 다시 크게 실족한 후 간절한 기도 후에 임종때까지 제가 몰입코자 택한 길이 선(禪)입니다. 이 길만이 가장 효과적으로 인간을 구제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분별망상과 불이문  (3) 2025.06.06
선거 승리와 내 마음가짐  (0) 2025.06.04
무아와 아집  (1) 2025.05.15
이번 선거의 의미  (0) 2025.05.14
신비 체험  (0) 2025.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