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이란 근본 진리를 깨쳤다는 것이다. 영어로는 불이 들어온다(enlighten)고 표현하며 동아시아에서는 밝아짐(明)이라고 한다. 그러니 깨달은 자란 근본 진리를 깨달아 모든 실상을 명확히 보는 지혜로운 사람일 수밖에 없다.
비유하는 말로 깨어남을 쓰는데 이 말은 잠을 전제하는 말이다. 근본 진리를 실감해서 잠을 잘 때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잠 잔다 함은 눈을 감은 상태와 같아 방향을 감지 못함을 말한다.
禅家에서 오래 쓰는 비유로, 깨닫기 전에 뱀으로 보이던 게 깨닫고 나니 밧줄이더라 하는 말이 있다. 깨닫기 전에 하는 공부는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일이기 십상이니 반드시 선지식, 즉 먼저 깨달은 스승을 만나야 한다.
경험상 종교 및 과학을 포함한 대부분의 학습 시스템에서는 선악 이분법을 전제하고 인격을 최대한 닦음으로써 답을 찾고자 한다. 하지만 근원은 둘이 아니(不二)라는 것을 깨치는 게 깨달음이다.
그래서 깨달음의 전제는 이전에 습득한 모든 알음알이(知解)를 버리는 데 있다. 선가에서 이 문에 들어 오는 자는 알을알이가 없어야 한다(入此門來莫存知解)고 말한 이유다.
산만큼 지식을 쌓고 인격을 최고로 닦아도 저절로 깨달은 자가 될 수 없다. 맹자는 깨달은 자, 즉 대인(大人)이란 세상에서 습득한 지식과 고정관념이 하나도 없는 갓난 아이 마음(赤子之心)을 가진 자라고 분명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