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 15

'나비 되기' 독후감

# 이 글은 2015년에 쓴 것으로 '블로그 소개' 카테고리에 링크했으나 분실을 우려해 이곳에 복사해 두는 것입니다. 이 책은 부제처럼 '정신(영성) 진화의 새롭고 근본적인 길'을 제시하려는 시도입니다. 특히 변혁을 위한 거의 모든 수단을 섭렵해본 저자가 62세때 삶의 바닥을 체험하고 소위 마음을 완전히 비운 상태에서 깨달은 체험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특히 인상깊게 느낀 것을 위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30년간의 양자물리학에 대한 관심을 근거로 플라톤의 동굴 비유가 뜻하는 게 홀로그램 우주임을 입증코자 노력하고 있습니다(1부). 저자는 이 비유를 360도의 화면을 가진 3D 영화관으로 바꾸어서 우리 삶 자체가 '연기'와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실상 이런 생각은 장자의 호접몽과 ..

나비되기 2020.09.12

'버리고 떠나 있음' 일부 인용

에크하르트를 1년 가까이 읽어도 제 말로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은 그것이 깊고 높은 정신에서, 그리고 그분의 체험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그분의 강론 또는 설교들이 결코 통속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통속적이라고 할 때는 얕고 임기응변적이어서 누구나 쉽게 '다 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입니다. 자기계발서나 일부 뉴에이지 영성 같은 것들이 그러하지요! 하지만 에크하르트의 문장들은 모순이 가득하여서 삶의 모순을 깊이 이해할 때까지는 괄호 속에 놓고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하지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몇 구절을 그대로 인용하고 제 생각을 살짝 덧붙이는 데 그치려고 합니다. = 정작 신의 뜻이 이루어지면 우리는 화를 낸다... "아 그것이 다르게 이루어졌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또는 ..

고통과 역경에 대한 태도

수행으로서의 독서에 신적(divina)이란 형용사를 붙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독서에는 기술을 습득하거나 처세를 잘 하기 위한 독서가 있을 테고 많은 지식의 습득을 통해서 두루 통하는 원리를 깨치기 위한 독서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독서는 그저 다다익선이라는 데 그치거나 통속과 자기 과시 등 에고에 복무하기 일쑤입니다.신적 독서 또는 영적 독서는 존재의 근본 진실을 파악하여 정의에 맞게 또 원만하고 완전하게 세상 삶을 살고 만족스럽게 세상 삶을 마무리하여 더 높은 경지로 무한히 향상해 가려는 높은 이상에 부합하는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요컨대 진리에 부합하는 삶과, 자연에 새겨진 진화의 목적을 성취하려는 것이 수행으로서의 독서이기 때문에 지식의 축적보다는 삶이나 존재의 변혁과 향상..

동서 수행의 공통점

10개월째 에크하르트를 읽고 있습니다. '고귀한 사람'의 내용 가운데 아우구스티누스의 의식 성장 여섯 단계를 소개했지만 이 설교는 동아시아의 보살도에 조응하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극기복례나 멸정복성으로 요약할 수 있는 수행의 요점에 대해서는 동양 방법론과 일치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솔로몬의 노래인 아가 1:5를 인용하면서 아가의 주인공이 매력적임에도 얼굴이 검게 보이는 사유를 설명하는데 사연인즉 포도원을 돌보느라 햇볕에 그을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에크하르트는 최고의 피조물인 해로 인해 우리 존재에 새겨져 있는 "신의 상"이 덮여진 상태가 바로 그을린 피부와 같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잠언을 인용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알려줍니다. 즉 "은으로부터 녹을 닦아 내거라. 그러면 가장 빛나는 그릇이..

에고 죽음의 참 의미

에고를 초월하여 그것이 너희 의식 속에서 죽으면 너희는 이제 '아버지 사랑 의식' 속에서 풍요롭게 살아나 너희 삶, 너희 자신, 너희 주변 속에서 천국이 실현된 것을 발견한다. (206쪽) 우연히 크리슈나무르티 말이 여기에 딱 맞는 것 같아 함께 가져옵니다. "가슴에 품고 있는 것, 쓰라려 하는 것" 등 에고와 관련된 것은 우리와 관계 없는 것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두 말씀에서 모두 죽는다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