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근저

 

인간 안에 있는 신의 모상(模相, image)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에크하르트는 그 '모상'이 인간 마음이나 지성과 같다는 주장이 그리스 합리주의 및 신플라톤 전통을 배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유대-그리스도교 전통 안에 분명하게 자리하고 있다. 한 강론(sermon 23)에서 지성이 우리 안에서 신의 모상이 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한다. 그는 말하길 그것은 '지금 여기와 떨어져 있으며', '다른 그 무엇을 닮지 않았고', '순수하여 그 무엇과도 섞이지 않았으며', '활동적이며 그 자체 탐구적이다.' 고 한다. 실은 이런 특성들은 에크하르트가 신에 대해 말하는 용어에 매우 근접하다. 그리고 신성처럼 '모상'이나 '지성'은 천사보다 높고 '이름이 있다기보다 이름이 없는 쪽이며' '알려졌다기보다 미지의 상태다'(강론 3). 그러나 결정적으로는 그것은 '단 하나의 일자성'이며 '신이 하나이고 단순한 것처럼 전적으로 하나이며 단순하고' '완전히 영적이다'(강론 13).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모상-지성이란 본질적으로 초월적 일자의 통일되고 신적이며 영적인 영역에 속하며 에크하르트가 거기에 적용하는 많은 비유들(즉 '불꽃', '왕관', '요새', '영혼의 근저' 등)은 일자와 마찬가지로 개념화가 전혀 불가능하며 인간의 생각은 그것을 한정시키고 부인하는 것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몇사람이 에크하르트가 베단타 전승의 브라만-아트만 체계에서처럼 우리가 자아 안에 신의 '일부'를 담고 있다고 전제한다고 믿게 한 원인이 된 것은 에크하르트가 우리 안에 신의 모상이 있다고 한 아주 고상한 용어들 때문이다. 그러나 콜로뉴에서 1327년 2월 13일 제시한 변론에서 에크하르트는 신적 불꽃이 어떤 의미에서든 영혼에 '부가된' 무엇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조심스레 지적했다. 이 진술이 뜻하는 바는 에크하르트가 신적 모상을 우리 안의 잠재력(potentiality)으로 보았다는 것으로 읽어야 한다. 즉 그것은 실체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서 영혼이 신과 하나임을 알 수 있게 되는 영혼 안의 초월적 잠재력인 것이다. 디트리히의 용어로는 신이 '마음'인 것처럼 우리 인간 본성이 '지성'이나 '마음'이며 '마음'의 본성은 존재를 초월한 일자성이라는 인식과 같다. 따라서 이런 의미에서 모든 '지성'은 하나이며 영혼과 신은 그 본질상 하나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에크하르트가 우리가 신이거나 신과 비슷한 것이라고 가르쳤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에크하르트의 전 체계는 우리가 신이 아니라는 말할 필요도 없는 관찰에 의존하고 있다. 그는 지상의 존재로서 우리가 육화된 상태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온전히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우리 잠재력에 비추어 될 수 있는 것에 호소하고 있다.

 

에크하르트가 인간 마음과 신의 마음 사이의 초월적 대칭을 근거지우는 주된 방식은 그의 모상론을 통해서다. 이는 그의 강론 20의 주제이지만 그의 작품 전체에 걸쳐 두루 보인다. 모상이라는 그리스도교 개념은 원래 두 근원이 있다. 첫째는 창세기 1:26-27인데 거기에 인간은 신의 '모상으로' 만들어졌다고 되어 있고 둘째는 삼위일체 신학인데 성자가 성부의 '모상'이라고 주장한다. 그 의미는 성부가 성자를 낳았으나 둘은 같다는 것이다. 이 두 경우에서 쓰는 모상을 융합해서 에크하르트는 성부와 인간 지성 간의 동질성을 표현했다. 인간 지성은 신에게서 나왔지만 (잠재적으로) 신과 같다. 에크하르트는 한 모상의 출처는 그 모상 안에 온전히 있다고 한다. 그의 형이상학 용어로 그 모상은 그 근원 '안에' 있으며 그 근원은 모상 '안에' 있다. 그렇게 모상의 반복된 계기로 해서 에크하르트는 설혹 우리의 타락한 상태에서라도 우리 인간 본성 안에는 신과 아주 특별히 가까운 무엇이 있는데 그것은 피조계 내의 그 어떤 것에도 비길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

창조

 

대부분의 다른 중세 조직신학자와 공통으로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창조과정 자체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데 그는 창조가 계속 진행중인 것이며 시간을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본다. 시간을 벗어나 있음에 대해 그는 특별히 대담하게 자주 강조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세상이 영원에서부터 존재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단죄된 바 있음)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크하르트의 속뜻은 시간 자체가 창조된 질서 이전에 존재하지 않기에 그것이 시간 안에서 일어났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창조란 영원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에크하르트에게 창조는 오늘날 우리가 체험하는 결과들을 지난 먼 과거에 일어난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진행중이며 동적인 과정인 것이다. 또 다른 많은 중세 신학자들처럼 에크하르트는 그 창조된 상태에서뿐 아니라 신의 마음 안에 있는 피조물의 존재를 매우 강조하며 그의 강론을 통해서 사물에 대한 지식을 여기 아래에 잠시 존재하는 대로가 아니라 신의 마음에 영원히 존재하는 바대로 파악하도록 청중에게 촉구한다. 특히 우리가 영원에서부터 신의 마음에 존재하는 우리 자신의 이미지나 생각에 온전히 합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와 비슷하게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피조물과 신의 관계에 대한 중세의 일반적인 질문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전문 용어로 말하면 이 분야는 비유론인데 가장 영향력 있는 비유 체계는 토머스 아퀴나스의 이름과 연관된 부분으로 창조된 질서에서 빌려온 용어는 신에게 적용될 때는 전적으로 무의미하지만 전적으로 정확하지도 않다. 그것들은 그 중간 어디에 해당한다. 그리하여 세속과 신 간의 정렬은 일치성의 하나도 아니고 완전히 다른 것 가운데 하나도 아니지만 불완전하더라도 실제 관계의 하나다. 이 체계의 더 나아간 특성은 비록 창조된 특성이 그 기원을 신에 두더라도 참으로 피조물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하여 토머스는 언제나 그 창조주의 초월성을 확인하면서도 피조물의 실 존재를 보존하는 일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이 문제를 조금 달리 강조하면서 다룬다. 그는 일반적으로 창조된 세계가 신 안에 남아 있는 정도를 강조하는데 관심이 있으며 따라서 에크하르트에게 있어서 그 존재는 오직 피조물에게는 '빌려온 상태'일 뿐이라고 말해질 수 있다. 그것은 토머스에게 있어서 그러한 것처럼 참되게 그들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하여 각개의 백색, 정의, 선 또는 그 무엇이 되었든 그 자질은 백색임, 정의 및 선의 일반 원칙과 일치하며 신 안에 남아 있다. 에크하르트에 따르면 모든 피조물의 존재(being)로 하여금 신과 범신론적인 하나가 되지 않도록 하는 철학적 원칙은 특성들이 신 안에서 전적으로 통합되어 있는 반면 개별 존재들 안에서 혼합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무엇무엇인 한에서'를 뜻하는 'inquantum'이란 말로 표시된다. 그리하여 누가 '선하다'고 하는 것은 '선' 자체라는 것과 전적으로 같지만 '무엇무엇인 한에서'만 그들은 '선하다.' 우리가 '정당한' 한에서 우리는 '정의' 자체이지만 에크하르트는 '정의'가 그 사람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 가운데 하나임을 잘 알고 있다.

 

신과 피조물의 관계에 대한 에크하르트의 생각이 미친 일반적 영향은 신이 피조물 안에 얼마나 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를 강조한 데 있다. 왜냐하면 사물을 그 상태로 만들기 위해 근본적으로 결합하는 특성들은 여전히 신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과 피조물을 구분하기 위하여 'inquantum' 원칙을 사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위에 논의한 바의 일자성-다수성 패러다임의 미묘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신 안에서 모든 특성은 하나인 반면 창조된 질서 안에서 그것들은 섞인 채로 존재한다. 다른 말로 하면 에크하르트가 알기에 신은 일자이며 따라서 신의 특성은 무엇이든 모두가 하나의 상태로 존재해야 하는 반면 신이 아닌 것은 무엇이든 다수성에 참여한다.

 

이 법칙에서 하나의 예외는 에크하르트가 때때로 '영혼' 또는 하나의 '빛', '영혼의 근저', '영혼의 불꽃' 또는 보다 일반적으로 그저 '지성'이라 부른 인간 안에 자리한 유일한 요소다. 어쨌든 통합되고 초월하면서 다른 피조물에서 우리를 구별해 주고 신에 대해서 특별한 관계에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은 이것이다. 그리고 우리 존재의 핵심에서 신적 현존이 되면서 우리의 올바른 행동의 기초이자 축복의 약속이 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