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325

탈기독교와 신비 영성

은퇴자로서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엔 정말 시간이 많습니다. 다른 재주가 없으니 취미 생활 또는 여가 생활로서 연구과제를 하나씩 정해서 독서를 하니 꽤 좋습니다. 그 첫 번째 열매로 나오는 책은 신비 영성을 학습하면서 동아시아 영성의 최고 진화물인 신유학을 소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깨달음의 길을 가는 데 있어서 핵심 방편은 그리스도가 말씀하신 '자기를 부인하는 일', 즉 멸정복성에 있는데 그것이 우리 전통에 이미 깊이 스며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책입니다. 요즘 명상중엔 다음 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자주 떠오릅니다. 제가 학습하는 과제는 신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진리를 알고 존재의 근원에 들어가려는 신비가의 영성입니다. 신비 영성이라고 하는데 이 영성은 기본적으로 제사장 또는 교계제도를 인정..

단상 2022.04.04

신의 관용, 공부 요점

아침 명상과 산행에서 느낀 점을 산에서 찍은 꽃과 함께 올림. 1) 신의 관용은 무조건적이고 한이 없으니 신의 관용을, 적대적인 사람은 물론 '멍청하고 추한' 내 에고에게도 베풀어야 함. 심판이란 카르마 법칙인 자연법에 따라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므로 그 선택은 각자에게 맡겨져 있음. 우리는 그저 신의 뜻에 합치하는 데만 관심을 가지면 됨. 히틀러조차 마찬가지고 과거 가장 타락했던 내 행위도 마찬가지임. 2) 약 5~6년에 걸쳐 내 책이 모습을 취한 과정을 돌아볼 때 내 공부의 한 과정이기도 한, 몸과 마음이 사라진 경지에 대한 체험도 꼭 성취될 것임. 몸과 마음은 무상한 것이어서 언젠가는 버려질 것이므로 이 공부는 몸의 죽음 이후에 몸과 마음이 없는 상태를 대비한 공부임. 몸과 마음이 없다는 것은 신의 ..

단상 2022.04.02

동아시아의 성인

아침에 제주도 놀러가는 아내를 전철역에 데려다주고 검색하다 만난 당나라 방거사님에 대해 읽었습니다. 며칠후 나올 책이 기독교와 신유학을 같은 반열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전제 위에 쓰인 것이라서 방거사님 삶을 읽자마자 '아 프란치스코 성인이네!'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소유와 청빈의 삶을 살은 점은 같은데 어쩌면 프란치스코 님보다 더 위대하다고 평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분은 평범한 가정을 꾸려 살았고 딸이 먼저 좌탈입망하는 기적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오직 기술문명에 뒤진 이유로 오히려 인도 성인들보다 폄하된 느낌인 것이 동아시아의 성인들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관심 있는 분은 보시라고 링크합니다. "[죽음을 철학하는 시간] 방거사 : 비움의 미학 - 불교신문" http://www.ibu..

단상 2022.03.30

명상일기

제 공부교재에서 매일 명상일기를 쓰라고 합니다. 꼭 명상후에 쓴 건 아니지만 수행공부를 하면서 또는 일상생활에서 부대낀 일들을 계속 적었습니다. 얼마전에 훑어보니 지리멸렬하고 구태의연한 모습이 계속 적혀 있었습니다. 약 5년치를 내다 버리고 2,3년 전 것을 읽어보니 참으로 진보가 늦다는 느낌이 듭니다. 조금은 나아진 점도 있지만 저지르는 결점들이 뿌리깊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위안을 삼는 것은 예를 들어 매일 영어 공부를 한다면 그 진보가 얼마나 더딘지를 매일 인식하지만 그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는 나을 것입니다. 그리고 공부를 안 할 때는 진도가 빠른지 느린지 관심도 없을 것이고 당연히 진보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위안을 삼으며 오늘도 지난 밤 꿈이라든지 어제 친구에게 쓸데없이 비판을 가..

단상 2022.03.26

신비 영성

신비주의 영성은 불온한 것으로 취급되기 일쑤였다. 제사장만이 신을 만난다는 가정이 제도교회를 지탱하는 바탕인데 여기에 반하는 게 신비주의다. 신비주의의 핵심은 각자가 노력해서 신을 체험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신비주의는 주권이 유권자에게 있다는 공화정 이념만큼 혁명적이다. 두 생각이 탄압의 역사를 지나왔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민주공화정은 교회, 특히 교황과 위계를 신주처럼 지키는 로마교회에도 위협적인 것 같다. 요컨대 앞으로의 영성은 탈종교의 신비주의가 대세라고 본다.

단상 2022.03.21

다음 목표

그 동안 마음에 있는 것은 꾸준히 적어 버릇했습니다. 아주 우연히 3월 10일부터 신유학과 깨달음에 대한 주제로 4~5년 구상했던 원고를 마무리하고 출간 준비중입니다. 쓰고 보니 블로그 글 수가 1080이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오늘 두 번째 글을 올리면서 다음 계획도 적어두려고 합니다. 그것은 대략 2년후 칠순 무렵에 의식과 깨달음에 대해 공부한 것을 잘 정리해서 두 번째 책을 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단상 2022.03.18

호포노포노 기도 제안

앞 글에도 거론했지만 저는 호킨스 박사의 연구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여 따르고 있습니다. 그는 칼 융을 계승발전시켰으며 뉴욕에서 제일 잘 나가는 정신과 의사였습니다. 그의 최초 저서 의식혁명(원제 Power vs. Force)은 박사학위 논문이기도 합니다. 요즘 같은 때 그의 이론이 생각나며 그것을 함께 적용해보고 싶어서 서두를 꺼냅니다. 즉 우리 생각은 각자의 것이 아니라 어떤 에너지 장에서 나오는 것이며 에너지기 때문에 전류를 가집니다. 에너지 장에 감정을 대응시킨 것이 의식 지도입니다. 파괴적이고 거짓되며 혼란을 선호하는 생각은 두려움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전류는 약한 반면 그들은 완력에 의지하는 사람들이라 폭력과 사기 등을 구사합니다. 제 담벼락에도 소개했지만 미국 의사당 난입을 기화로 가짜뉴스를 ..

단상 2022.02.19

기독교 극복의 필요성

기독교(천주교) 생활 약 40년을 청산하고 스승 예수만 챙겨 우리 나이 60에 오직 '에고소멸 참나회복(滅情復性)'에 전념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때 교재로 삼은 게 기적수업 교사들이 쓴 '에고로부터의 자유(Take me to truth, Undoing the ego)'와 스티븐 데이비스의 '나비는 자유롭게 난다', 그리고 호킨스 박사의 '놓아버리기' 및 깨달음 삼부작입니다. 그때가 2014-15년간인데 인터넷에서 우연히 8-9세기 당나라 말 척불운동을 하신 이고 선생의 복성서를 만났습니다. 공부해보니 위 교재들과 핵심 정신이 같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고 선생은 원래 불자였지만 불교의 부패상을 극복하기 위해 유교를 방편으로 썼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려말 목은 선생과 매우 흡사한 위상에 있다는 것을 ..

단상 2022.02.15

새옹지마

어제 페이스북에 쓴 글을 논평해준 친구 덕에 글재료 하나 얻었습니다. 요새 과학의 관심사는 뉴턴 이래의 선형 원리가 적용되는 현상을 넘어 비선형 원리가 적용되는 복잡계와 인간의 관찰과 선택이 개입되는 현상들, 예를 들면 멱함수가 적용되는 네트워크 분석이나 양자 역학 등입니다. 대표적인 복잡계는 기후, 주식시장 등입니다. 이들 세계는 질서가 없는 듯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장(場)의 작용이 있으며 특별히 관심을 끄는 것은 비슷한 것들을 끌어당기는 끌개장입니다. 또 주지하듯이 이들 세계는 제멋대로 움직이며(random walk) 예측불가능한 분열, 충돌을 수시로 일으킵니다. 인간의 역사적인 집단 의사결정도 그러한 모습을 보이기에 복잡계 이론을 적용해서 볼 수도 있겠다 싶은 게 오늘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증시..

단상 2022.01.24

종교의 열매

하루 평균 30명 내외 방문하는 제 블로그에 조용기와 전광훈을 거론했더니 명예훼손이라며 삭제하겠다고 합니다. 기독교건 유교건 그 열매를 보면 기복적이며 세속적인지 아니면 진짜 영적인지 분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영성이란 쉽게 봐서 매순간 최고선을 구현하고자 깨어 노력하면서 그것이 좋아 지치지 않는(樂善不倦)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종교란 초지일관 우리 존재의 근원에 주의를 집중해서 언제나 거기에 합치하고자 노력하는 것입니다. 유교가 이것을 '윤집궐중 낙선불권'으로 표현했다면 기독교는 온 존재를 다해 신을 사랑하라(신명기 6:5)고 요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은 의식주 생활과 병행하기에 꽤 번잡한 듯하고 손에 잡히는 쉽고 간편한 방법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기독교는 교회 출석과 헌금 따위..

단상 2022.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