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새옹지마

목운 2022. 1. 24. 08:10

어제 페이스북에 쓴 글을 논평해준 친구 덕에 글재료 하나 얻었습니다. 요새 과학의 관심사는 뉴턴 이래의 선형 원리가 적용되는 현상을 넘어 비선형 원리가 적용되는 복잡계와 인간의 관찰과 선택이 개입되는 현상들, 예를 들면 멱함수가 적용되는 네트워크 분석이나 양자 역학 등입니다.

대표적인 복잡계는 기후, 주식시장 등입니다. 이들 세계는 질서가 없는 듯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장(場)의 작용이 있으며 특별히 관심을 끄는 것은 비슷한 것들을 끌어당기는 끌개장입니다. 또 주지하듯이 이들 세계는 제멋대로 움직이며(random walk) 예측불가능한 분열, 충돌을 수시로 일으킵니다.

인간의 역사적인 집단 의사결정도 그러한 모습을 보이기에 복잡계 이론을 적용해서 볼 수도 있겠다 싶은 게 오늘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증시에 부정적 심리가 지배하면서 대폭락하든지 마그마가 우왕좌왕 하면서 일시에 약한 표면을 찾아 분출하든지 하는 것 모두 어떤 끌개장이 비슷한 것들을 끌어당긴 결과입니다.

로렌츠는 이런 현상들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해보니 나비 모양이 나오는 걸 보였는데 그래서 누군가가 그것을 나비효과라 불렀습니다. 그러니 혼돈(chaos)으로 보이더라도 거기엔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더라 하는 게 소위 카오스 이론입니다.

제 생각엔 피하고 싶은 화산이나 태풍에도 긍정적 효과와 기능을 찾아볼 수 있듯이 미국과 한국의 남북전쟁, 대공황 또는 증시 대폭락 등에도 꼭 필요한 기능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만큼 모든 현상은 초공간적이고 초시간적 안목으로 보는 게 좋다는 것이고 그런 현상들 속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목적성을 보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모든 결과를 집착없이 바라보되 각자의 안목에 따라 자기 몫의 선택과 노력을 힘껏 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면 비슷한 것들이 한데 모여 더 센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입니다. 2002년에 이회창 대세론을 눌러 이긴 것도 그러한 힘들이 결집된 결과입니다.

아무튼 인간 수명은 섬광과 같이 짧은 것이고 보이는 것은 모두 무상하며 좋아보이는 게 반드시 좋은 게 아니고 나빠보이는 게 반드시 나쁜 게 아니라는 새옹지마 설화는 요새 제가 제일 많이 쓰고 싶은 경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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