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후 학자라 하면 동료 그룹의 검증을 거쳐 대학이 주는 학위를 받은 사람을 일컫는 것 같습니다. 그 기준으로 저는 학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우리 문화의 근간에 있는 학(学)이란 안회의 심학이며 그 심학을 한 자 가운데 등용할 만한 자들을 관료로 썼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심학이 밝히고 피워낸, 즉 계발한 성(性)이 곧 천성이므로 모두 거기에 따라 살 때 평화로운 세상, 곧 지상 천국(우리식으로는 요순시대)이 된다고 본 것이 사서삼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 경전을 학습하는 자를 학인(学人)이라 합니다. 학인이 진보하면 군자가 되고 군자가 진보하면 성현이 되는 것입니다. 소인이 학을 통하여 구하는 게 인작이라면 군자가 구하는 것은 성현이 되어 궁극의 완전한 자유를 얻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맹자께서 지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