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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포기

현대 서양말로 된 영성을 읽으면 자동적으로 거기에 대응하는 우리 영성이 떠오릅니다. 소아를 극복하려는 것은 하늘의 뜻대로 살고자 하는 데 있습니다. 즉 극기복례(克己復禮) 하는 목적은 그 어느것에도 걸리는 게 없이(從心所欲不踰矩) 사랑과 평화를 누리기 위함입니다. 이 일은 평생이 걸리는 일이고 사람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불편함(discomfort)은 모두 내 속의 버려야 할 무엇을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감정이 긍정의 밀물을 보일 때 자만하기 쉬운 반면 썰물때 신께 의지하게 해주니 모든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아버지-생명'에게 완전하고 진지하게 자신을 바치면 영적 세계와 영혼 사이에 놓인 장애물이 사라진다. 그 모든 신적 생명이 사람의 몸과 마음, 체험과 인간관계 속으로 흘러..

내려놓기와 명상

실상 저도 고교 졸업을 기준으로 해서 40년 이상 지났어도 좌고우면, 왔다갔다, 한 길로 가지 못했기에 의식이 분열되어 바닥의 경지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여기서 벗어나야 하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단단히 한 길로 기어 올라가는 중입니다. 2014~15년간은 주로 내려놓기 방편을 실천했습니다. 요약하면 (1) 부정적 감정 또는 불편한 사안에 대해 철저히 느껴보며 집중할 것, (2) 가장 극심한 파도에 몸을 맡길 것, 예를 들어 슬픔의 감정이라면 간장이 끊어질 정도로 슬퍼해보는 것입니다. (3) 하늘의 도움을 구하고 인도를 구할 것, (4) 고통의 과정을 참고 끝까지 견뎌낼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2016~17년간 좋은 안내서를 만나서 읽다보니 드디어 명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10분이..

마음을 침묵시키기

명상의 보조 수단으로서 내려놓기(letting go)에 관한 호킨스 선생의 책은 평생의 반려로 삼아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해서 자주 소개하고 있습니다. '내려놓기'는 불가에서도 핵심 수행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방하착으로 번역해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6바라밀 가운데는 인욕바라밀에 가장 가깝습니다. 다만 현대 정신분석 및 치료에 세계적 권위가 있는 저자의 안내라서 더욱 유익합니다. 다음 구절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거의 모든 명상법은 마음을 침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것은 시편의 '침묵하고 내가 신임을 알라'는 말씀의 기반입니다. 대부분의 명상가들이 발견한 대로 마음의 침묵을 달성하는 것이 명상의 주된 과제입니다. 억압된 감정이 계속해서 생각을 만들어내고 생각은 명상의 주된 장애물이기 때문입니다. 따..

호킨스 방하착 2018.05.03

극기복례와 명상

불교와 기독교도 그렇지만 높은 정신에서 나온 가르침이 세속권력의 존립 근거로 쓰이는 순간 그 깊은 맛을 잃어버리고 속물적인 것이 됩니다. 극기복례란 말도 저속화하고 상투적인 게 되어서 몸을 괴롭히는 일에까지 쓰이지만 그 본 뜻을 제대로 일러 주는 이가 드뭅니다. 제가 파악하는 한 극기복례는 성리학의 비조라 할 수 있는 이고 선생의 복성서가 압축 요약한 바 멸정복성과 대동소이한 말입니다. 즉 에고(情)를 소멸하여 참나(性)로 돌아갈 때 비로소 인간은 우리 존재의 근원을 올바로 공경하게 되고 당연히 고통이 그치고 참된 복락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가르침이 들어 있습니다. 예란 천리이고(탄허록 133쪽) 천리라 함은 바로 하늘의 명이 들어 있는 성(性)과 다르지 않습니다. 칠정 가운데도 부정적인 것들은 시기심..

편지를 통한 그리스도의 소명

- 2천년 전 예수는 부족 수준의 신 의식이 완전히 오류라는 것을 가르치다가 반발을 사서 죽었다. 징벌을 얘기하여 두려움을 일으키는 신 개념은 세속적 통치용이다.- 모든 이의 운명은 천국을 향한 상승 행로를 가는 것이다.- 편지를 통해 설파하려는 것은 창조원리를 이해시켜 지속되는 실패를 성공으로 바꿔주려는 것이다. 특히 일체는 진동주파수이며 에너지이고 의식이므로 사물의 진동을 바꾸고 새 의식을 주입하면 사물은 바뀐다. 따라서 필요한 것을 시각화해서 전심전력 믿으면 현실화된다.- 또 아무 생각이 없을 때 생각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비판과 판단을 하면 그것은 되돌아온다. 타인에 대한 바람이나 통제되지 않은 감정도 조심해야 한다. 파괴적인 생각이 파괴적인 결과를 부르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에 대한 태도와 생..

평생 실천할 일

이제 겨우 초심자로서 깨달음 또는 마음에 관한 학습내용을 되풀이하는 이유는 첫째는 인문적 유희가 제 유일한 취미이고 둘째는 그간 세상에서 통하는 삶이 결코 참된 행복에 이르게 하지 못한다는 자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통하는 삶이란 착한 사람이 되고 성공한 사람이 되고 한 가지 더 보탠다면 독실한 신자가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흔히 성공한 사람들이 인정받고 있는 지점이 이것일 겁니다. 하지만 오늘날 고위 공직을 거치고 유명한 종교단체에 등록된 자들로서 부패인사로 심판받고 감옥에 가는 이들이 여러 두름이 되고 남습니다. 진정한 행복의 길은 깨달은 사람이 되는 것, 보살이 되는 것 또는 지상천국에 들어가는 것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저는 뒤늦게 깨닫습니다. 그런데 실상 이 세 가지는 모두 한 가지입니다...

천국에 이르는 길

앞서 정리한 제 공부의 요점은 평생 배우고 읽은 것의 결론이라고 해도 됩니다. 결국 고금동서에 걸쳐 인간 마음이 똑같이 생겼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그 모든 가르침의 요체는 같다고 보는 게 맞을 것입니다. 다만 정상에 오르신 분들이 문화와 언어에 따라 표현을 달리 했기에 많은 길이 있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오늘날 이 길에 들어서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은, 무언가 쟁취하고 성공하여 이러저러한 요건이 성취되어야 행복할 것이라고 세뇌하는 온갖 프로그램과 깨달음처럼 어려운 일이 내게 가능하겠는가 하는 의심입니다. 그래서 마하리쉬 님은 '깨달음이란 내게는 먼 얘기다.', '쉬운 일이 아니다.', '참나를 알기 위해 극복할 게 너무 많다'와 같은 생각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 합니다. 7세기에 이 길을 안내한 승찬스님..

공부의 요체

제가 파악한 공부 목표로서의 깨달음이란 에고가 사라짐으로써 드러나는 비이원성의 상태를 말합니다. 공부의 방향과 지도를 가지고 있어서 평생 이 단순한 과정을 실천하기만 하면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마하리쉬 용어로 하면 바사나(習)를 다 버리면 마치 두레박 끈이 끊어져 물 속으로 들어가버린 상태인 '본연적 무상 삼매'의 삶을 살게 됩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일은 침묵과 고요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잊을 때 느껴지는 존재감 또는 의식(지눌스님이 말씀하신 공적영지와 같습니다)이 참나, 즉 우주의 유일한 실체라는 것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마하리쉬는 젖을 빠는 아기의 상태로 묘사합니다. 이 상태는 깨어 있는 상태, 잠든 상태, 꿈꾸는 상태의 바탕에서 이들이 서로 다른 상태임을 분간하게 해주는 스크린이기..

세상을 건너는 확실한 길

사람들은 이승에서 1% 또는 5% 안에 들기는 간절히 바라고 열심히 노력하거나 혹은 아예 포기하거나 합니다. 어쨌거나 이런 바람은 모든 이들의 심사에 깊이 아로새겨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의식 세계를 흠모해서 1% 혹은 5% 안에 들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예는 찾아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어제 글을 참조한다면 저는 상자 안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바닥 체험을 하고 열심히 상향의 길로 가서 바라건대는 1% 내지 5% 안에 들어가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이승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인 까닭은 다음 세상으로 건너가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편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목표는 불가에서 화엄의 길이며 평생 화엄경을 번역하신 탄허스님은 '향상일로(向上一路)'를 좌우명으로 삼으셨습니다. 다행히 현대 최..

상자 밖의 사고

혜거스님 얘기 꺼낸 김에 더 풀어보겠습니다. 스님은 가부좌를 할 때도 "나는 지금부터 죽은 사람이다."고 생각하면 다리 저린 것도 사라지고 심장 박동을 듣는 경지가 온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저 말씀은 출가한 사람이나 템플 스테이 참가한 사람에게 해당할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일상생활에서 나는 이제부터 죽은 사람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좋은 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진실로 믿는 경지까지 간다면 스피노자가 말한 '영원의 안목' 또는 '신의 안목'에서 사언행위를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호킨스 박사는 완전히 깨닫고 보면 몸은 그저 하나의 물건 혹은 애완 동물과 차별없이 여겨지며 마치 '카르마 태엽'으로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로봇과 같이 보인다고 합니다. 고등 수학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