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추상적 계승

목운 2021. 12. 18. 10:32

법고창신이란 말은 결국 온고지신과 같은 말이고 진정한 의미는 옛것 또는 스승(아니면 성인)의 가르침을 오늘에 맞게 계승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이 졸렬한 수준이라 누구든 독립적이고 창의적으로 가르침을 계승할 줄 모르고 주입식으로 주어진 것을 맹종하는 경향이 큽니다.

기독교의 막장 현상이나 상당수 주권자가 조중동에 휘둘리는 현상도 많은 부분 그 때문이지 싶습니다. 하여튼 옛것을 계승할 때 시대 상황이 다른데 무엇을 어떻게 계승할까에 대하여 아주 좋은 기준을 제시한 분이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종티앤 님은 추상적 계승을 하면 된다고 합니다. 즉 전면적 계승, 구체적 계승, 직접적 계승은 불가하니 가르침 당시의 배경과 원인을 버리고 가르침 안의 합리적인 것만 계승하자는 것입니다. 기하학이 이집트 농업을 위해 발달했지만 추상적 계승을 했기 때문에 오늘날 첨단 물리학의 기반이 된 것과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이를 위하여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 직감에 의지하고 달을 가리키는 손이 아니라 달에 집중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스스로 그러한 훈련을 잘 하면 근본주의자들이 문구에 사로잡히는 오류와, 경전 가운데 하근기를 대상으로 말한 것과 상근기를 대상으로 말한 것을 가려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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