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득도의 길

목운 2021. 12. 5. 08:49

어제는 우연히 노무현재단의 알릴레오 북스를 봤습니다. 제가 읽지 않은 그리스인 조르바를 왜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읽나 하는 호기심 때문입니다. 유시민 님, 조수진 님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이고 박웅현이란 분이 초대 손님으로 나왔습니다.

이야기의 결말 비슷한 것을 제 나름으로 파악한 바는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 무위의 삶을 지금 여기에 최선을 다하며 살다 꼿꼿이, 어쩌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또는 흔들림 없이 죽음을 맞이한 조르바처럼 살고 싶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문자를 써서 다시 쓰자면 'Needing nothing'과 'Carpe Diem'의 정신으로 살다가 좌탈입망(坐脫立亡)하고 싶은데 그것은 득도의 삶이 아니겠는가 하는 데 세 사람이 은연중에 합의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제게는 변죽만 울리는 것으로 들렸는데 거기에 이르는 길이 이미 알려져 있건만 그 점은 손도 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까딱하면 조르바처럼 막 산다고 해서 뭐가 문제일까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지 싶습니다.

득도의 길은 비밀도 아니지만 지루하고 재미없으며 더더구나 생계를 위한 삶에 별로 도움이 안되니 보험 들듯 교회나 절에 출석하는 것으로 대봉치는 게 세상 풍조입니다.

저보고 간단히 말하라 하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에고를 제거함으로써 의식의 완전성과 최고선에 도달하고자 매일 영적독서와 정좌를 하자는 것입니다. 도대체 얼마동안 해야 하냐고 하면 대략 구천 일 동안 하겠다고 결단했으면 합니다.

제 경우 30대 말에 기회가 있었는데 충격이 약해서인지 대충 또는 막 살다가 예순에 결단해서 85살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일은 간 만큼 수확이 있고 잘 하면 카르마상 숙제와 빚을 해결하고 그야말로 좌탈입망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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