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신명 있는 삶

목운 2021. 9. 12. 13:07

앞으로 8년간 살 권리를 얻은 아파트로 이사할 날을 잡고 어제 열쇠를 받아 왔습니다. 동시에 작년 12월부터 써온 원고를 마치고 정신세계사에 제안서를 냈습니다. 원고에 덧붙이고 싶은 한 구절을 찾으려고 조지프 캠벨 책 두 권을 복습 중입니다. 그분의 말은 모두가 초종교적 신비 영성을 추구하는 제게 와닿지만 그 가운데 '신화와 인생'에 있는 한 구절이 기가 막히도록 인상이 깊어 공유해볼까 합니다.

"재난은 여러분을 뒤로 물러서게 하지만 (거꾸로 보자면) 여러분이 힘을 드러내야 할 때가 되었기 때문에 그런 재난이 생기는 것이다."

여러번 거론했지만 재난은 치명적인 손재수나 이별수, 아니면 말기적 질병 형태로 오기 마련입니다. 그때 삶을 180도 바꾸어 캠벨이 강조하는 바의 내면의 길을 가서 영웅처럼 귀환하게 된다면 그것은 엄청난 축복이자 은혜라 할 것입니다.

영어의 열정, 즉 'enthusiasm'은 신으로 가득 차 있다는 말이니 우리말 신명에 더 가깝지 싶습니다. 신명으로 사는 삶을 위한 처방은 그리스도가 '자기를 버림(마태 16:24)'에 있다고 오래 전에 말해 놓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기독교는 요새 기레기들처럼 안개와 연막을 잔뜩 뿌려댈 뿐 스스로 헤매고 있을 뿐입니다.

제가 충동질하고 싶은 것은 자신의 종교 안에서 이미 신명을 누리며 사신다면 예외지만 웬만하면 캠벨의 노선을 따라 기존 종교를 벗어나 세계 공통의 신비 영성을 추구하시라는 것입니다. 신비 영성 가운데 우리와 친한 불교와 신유학도 잘 공부해보면 좋은 지도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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