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기독교의 자연사

목운 2020. 3. 12. 09:42

저를 포함해서 비유와 실재를 언제나 정확히 분별하는 데 사람들은 대체로 무능합니다. 그래서 스승들이 체험한 영적 실체에 대한 설명은 수도 없이 왜곡에 왜곡을 거칩니다.

며칠 전 거론한 '새로 남'에 대한 대화에서 니고데모는 당대 최고 지성의 반열에 있었지만 그리스도 말씀을 못 알아듣습니다. 이어서 6장에서 피와 살을 먹는다는 비유에서 제자들은 그리스도와 오래 생활했음에도 못 알아듣습니다.

심지어 오늘날 기독교의 일파인 가톨릭은 이 비유를 말 그대로 알아들으라고 합니다. 그리스도가 사용한 '아버지'란 말도 무조건적 사랑이자 우주의 근원 에너지를 지칭하는 말임에도 사람들은 인격으로 알아듣습니다.

그래서 기독교에서 주워들은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그리스도의 말씀 자체의 진정한 의미만을 이해하고 그분이 실천한 대로 실천코자 하는 저는 기독교의 예배의식과 교리가 모두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죄의식을 심어 붙들어두는 미끼임을 압니다.

요새 요한복음을 복습하는데 특히 5장 45절을 보면 죄를 상정하고 심판하는 것은 모세에서 나온 유태교의 일이지 그리스도는 심판을 위해 고발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써 있습니다.

심판과 공포심을 기반으로 쓰여진 묵시록 같은 것은 그야말로 가장 하근기를 위한 글로서 기독경 전체의 수준을 하락시키는 책입니다. 거기에서 신천지 같은 게 2천년 동안 쉬지 않고 나온 것입니다. 바야흐로 기독교는 자연사할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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