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144

현상학 용어로 본 명상

새벽 두 시쯤 잠이 깼는데 잠이 잘 안 와서 궁여지책으로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단 몇 분이라도 정좌를 하다가 누우면 잠이 잘 오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시간에 맞추어 놓고 조금 앉아 있다가 누웠더니 역시 일어날 시간에 벨이 울리면서 기분 좋게 일어났습니다. 이렇게 하면 왠지 두어 시간 명상을 한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엊그제 소개한 정은해 님에 따르면 명상이란, 현상학 용어로 대상에 대한 지각 작용인 대상의식을, 반성의식으로써 무화하거나(불교의 경우) 정화하는(유교의 경우) 일입니다. 재미 있는 것은 불교의 좌선은 '관조적' 반성의식으로 대상의식의 해석작용을 무화시키는 반면, 유교의 정좌(언제나 깨어 있음)는 '규제적' 반성의식으로 대상의식의 해석작용을 정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편 기독교는 반성의식의..

유교 명상론

정은해 님의 '유교명상론, 불교와의 비교철학'을 훑어보니 결국 수행 또는 수양에서 핵심이 되는 실천이 명상(좌선, 정좌)이며 유교 전통을 계승하는 학자들이 명상을 실천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유교 명상 방법론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주희와 왕양명을 비교하고 또 이들의 방법론을 불교는 물론 하이데거와 후설의 현상학으로 재조명한 점이 이 책의 얼개이자 특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600여쪽이나 되는 책 내용은 복잡다기하지만 부록으로 붙인 정이천, 왕양명, 이연평, 주희의 명상 요지를 보니 결국 유교 명상법도 요즘 동서 영성에 보존 전수된 방법과 대동소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수승화강의 호흡법을 기본으로 차크라를 따라 기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 정좌해서 내면에 떠오르는 부정적 사념을 대처하며 없애는 것,..

명상, 어떻게 하나?

유튜브에서 중국어 공부를 하다보니 그밖의 제 관심사가 나오면 클릭하게 됩니다. 어제는 서양인인 알렉스란 친구가 능숙한 우리말로 명상 기타 자기관리법을 가르치는 걸 봤습니다. 인상깊은 몇 가지를 전하려고 합니다. 첫째는 저도 겪었지만 명상을 처음 습관들이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10~20분부터 시작해서 원하는 시간만큼 늘려가는 것이 비결이라는 겁니다. 둘째는 저도 거론했지만 큰 기대없이 양치질하듯 일상사로 만들라는 겁니다. 명상중 그저 무엇이든 오고 가는 걸 바라보는 게 요점입니다.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데 특히 지혜와 감각이 좋아집니다. 스트레스와 근심걱정이 줄어드는 건 기본입니다. 셋째는 가장 처참하게 시간을 보냈다고 느낄 때가 가장 명상이 잘 된 때라는 것입니다. 제 경우 이젠 그런 때가 잦아..

동양 고전으로 푸는 수행 공부

우리 공부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우리가 받는 학습의 대부분은 태어나서 사회에 적응하고 몸의 운영을 위해 조직된 체제 내에서 기능하기 위해 받는 것입니다. 도덕경 48장이 말하는 학(學)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이 배움은 매일 더하는 것(爲學日益)을 주축으로 합니다. 하지만 이 학습을 하는 가운데 우리 마음이 알지 못하는 실체들, 즉 오감이 파악하지 못하는 것들에 이름을, 또는 딱지를 붙임으로써 더 깊이 들어가지 못하고 마치 오감이 파악하는 것처럼 이해한 것들이 있습니다. 개념을 배우기 전 아이들이 직감으로 이해하던 것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경험하신 분도 많지만 이때의 어린이들은 언어 이전의 능력으로, 즉각 이해하고 따라하면서 높은 능력을 보이기 때문에 유아기 자녀들이 모두 천재거나 신기(神氣)가 있다..

공부의 진도확인 3

'그리스도의 편지'를 복습하다가 마하리쉬 님의 공부 확인과 같은 말씀을 만나서 함께 묵상해보고자 합니다. '편지'는 의식의 상승 과정을 의식 주파수가 상승하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주파수가 상승할 때 전에 가졌던 사고방식이 더 이상 편안하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몰아낼 방법과 수단을 찾게 됩니다. 즉 인간적 에고 충동을 버리고 싶어지면 마음 속 갈등이 짐스러워져서 자연히 거기서 벗어나기를 열망하고 기도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초자연적 도움이 반드시 다가와 이제 원하지 않는 생각과 반응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이 지점이 마하리쉬 님 말씀과 일치합니다.'편지'는 여기에 덧붙여서 저절로 웃음이 터져나온다고 합니다. 긴장이 풀리고 생각이 점점 더 가벼워지며 인간관계가 편안해지고 삶에서 경험하..

공부의 진도 확인 2

오늘도 공부의 진도확인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인도 영성의 현대적 구현을 보여주신 분이 마하리쉬 님인데 이 분이 서양에 널리 받아들여진 계기는 칼 융이 친구인 짐머의 연구를 통해서 그분을 알게 된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융은 마하리쉬에 관한 짐머의 책 서문에서 마하리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페이스북 제 담벼락과 공부 그룹에 있는 글이 바로 저 서문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즉, "동양적 수행의 목표는 서양 신비주의의 그것과 마찬가지다. 동양에서는 초점이 에고에서 참나로 옮겨가듯 서양에서는 인간에게서 신으로 옮겨간다. 이는 에고가 참나 안에서, 그리고 인간이 신 안에서 사라짐을 뜻한다."마하리쉬 님은 수행의 진도가 생각을 다스리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즉 생각이 안 일어나는 정도, 한 가지 생각..

공부의 진도 확인 1

공부의 입구가 명상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공부는 세상 공부와 반대 지향을 갖는 것 같습니다. 제가 받은 교육, 특히 학교교육 16년은 초등때부터 손바닥 맞으며 수월성을 드러내기 위한 교육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신 수련 공부는 '더 나은 것은 없다'는 것을 터득하기 위해 '덜고 또 더는(損之又損, 도덕경 48장)' 공부입니다.그래서 매일 10분 명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하신 분은 이미 이 공부를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어제 한 분께 답변드렸는데 빠뜨린 것은 어렵기 때문에 처음에는 순전히 쉰다는 기분으로 등받이를 하고 습관을 들였다는 것입니다. 마치 이를 닦고 세면을 하듯 그냥 하는 것입니다.그러다 보면 진척이 있게 되는데 제가 겪은 것은 자주 반복되던 스트레스 가득한 꿈, 명백히 감각적 욕망을 드..

명상을 습관 들이기(3)

호킨스 박사의 다음 말 덕분에 더 이상 지식 또는 내용물 늘이는 독서를 않기로 한 지 꽤 됩니다. 그러고 나서 '그리스도의 편지'를 만 3년 이상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이 하루 10분 이상 쉰다는 기분으로 매일 명상하고 그 시간을 늘려가라고 해서 하다 보니 지금은 습관적으로 하루 평균 30분 정도 명상합니다. 이것을 응용해서 금년 들어 하루 각 10분 이상 웃몸 일으키기 또는 걷기, 영어 듣기, 중국어 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20대부터 그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글을 올리는 것입니다. 다음 글은 그저 참고하십시오! 「우리는 수없는 생을 바쳐 세상 모든 종교적 철학적 가르침을 공부하고도 헷갈리고 풀이 죽고 말 수 있습니다. "무엇무엇에 관하여 알려고" 하지 말고 그저 "알려고" 하십시오. "안다는..

명상의 효과, 그리고 카르마

"다가오는 모든 시험을 즐겁게 맞이하고 그 시험이 부과하는 모든 난관을 용감하게 수용하는 것이 카르마에 가장 잘 대응하는 것입니다. 명상은 카르마를 극복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명상할 때마다 카르마는 줄어드는데 그것은 그때 에너지가 뇌에 집중되어 과거의 뇌 세포를 태워버리기 때문입니다. 깊이 명상하고 날 때마다 내면에서 더욱 자유로워 집니다. 깊이 명상하면 모든 두려움이 사라지고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진 영혼의 흔들리지 않는 의식을 얻게 됩니다. (파라마한사 요가난다)" -- 제가 덧붙인다면 명상을 해야 경전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결국엔 살불살조함으로써 홀로 죽음을 맞이할 용기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공부와 꿈의 활용

어제 꿈을 적는다고 했는데 제 체험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처음에 탐심에 잡혀 있을 때는 감각적 욕망에 사로잡힌 모습이 꿈에 선명히 보였습니다. 열심히 했더니 없어졌습니다. 그 대신 누군가를 죽지 않을 만큼 때리는 모습을 몇 번 봤습니다. '성내는 마음(진심)'을 보여주는 것입니다.요즈음은 판단과 경멸, 교만에서 나오는 성내는 마음과 싸우고 있는데 조금 복잡한 꿈이 나타납니다. 요컨대 꿈은 의식 진화를 위해 집단 무의식에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관과 더불어 우리가 성장 진화하는 데 매우 유익합니다. 한편 명상은 직관 또는 지혜를 활용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거듭 반복되는 얘기지만 공부의 요점은 금강경 가르침대로 아상을 없애는 것입니다. 아상을 없앨 때 비로소 도덕경이 말하는 무위와 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