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윤집궐중의 공부

목운 2020. 7. 17. 05:48

초복 맞이 모임을 고교 동기 네 명과 했습니다. 철도 무료 카드를 처음 썼습니다. 오늘 의식을 차지했던 것은 에크하르트 가르침대로 대중 속에서 어떻게 정좌할 때의 의식을 유지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으며 이것이 매우 중요한 공부라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무상한 것들 속에서 무상하지 않은 것은 오직 내 의식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내 의식을 세상이 그대로 알게 하자는 것은 동아시아 수양 전통이기도 합니다. 오늘 정좌하는 시간엔 어제 제 심사의 분위기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당연히 옛날에 되는 대로 살던 때보다는, 조증과 울증이 교대하며 내 존재를 휘젓는 일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시기심과 열등감 같은 것도 희박해졌습니다.

윤집궐중의 공부가 이런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의 공부는 지식의 공부가 아니라 이런 식으로 에고를 소멸하면서 의식을 밝고 투명하게 가져가는 일입니다. 그 결과 체험으로 얻어지는 것들을 잘 기록함으로써 누군가에게 유익을 주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현재 페이스북을 합치면 매일 제 글에 약 100 '뷰'가 발생하니까 이것이 10배, 100배로 되는 날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프로필 직업란을 '글쟁이'로 바꿨습니다. 팔리는 글을 쓸 재주도 없지만 시장원리에 종속됨 없이 그런 글을 써서 나이 70에 자비로 책 한 권, 75에 또 한 권 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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