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하르트 입문

에크하르트와 고통론

목운 2020. 7. 2. 15:24

제 공부는 깊이나 전공 차원의 학식을 구하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삶에서 실용적인 넓이를 구하는 데 있습니다. 특별히 마음의 안정과 나이 탓으로 임종을 많이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공부의 모또는 탄허스님이 추구하신 보살도에서의 '향상일로'가 제일 맘에 듭니다.

동아시아에서는 선불교를 계승하면서 유학의 언어로 공부의 핵심을 명료하게 보여주신 이고 선생을 좋아하고 서양에서는 스콜라 철학과 기독교 사상의 중심에 있지만 비기독교도인 플로티누스의 신비주의를 계승한 에크하르트를 반 년 이상 붙들고 있습니다.

그의 책 '훈화'는 여러 차례 소개드렸는데 필요하신 분은 카테고리 '에크하르트 입문'을 보시면 됩니다. 오늘부터는 고통론이라고 부제를 붙여도 좋을 '신적 위로의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 책은 재산 손실, 친척과 친구의 불행, 기타 정신과 신체의 고통과 불행에 어떻게 대처할까 하는 강론을 묶은 것입니다.

우술라 플레밍이 증언하듯이 에크하르트의 처방이 병원 환자들에게 실제 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처방이란 것이 에크하르트에게는 일관됩니다. 즉 고통의 원인이란 오직 신을 향하지 않는 데 기인하는 것이므로 "자기 자신과 모든 피조물을 벗어나... 자신을 신께 맡기는 것(이부현 옮김, 126~127쪽)"이 비결이라고 합니다.

제가 '그리스도의 편지' 가르침에 따라 매일 명상에서 구하는 것도 '삶을 스스로 감당하려는 의지를 비우는 것'이라서 에크하르트의 가르침과 묘하게 공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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