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하르트 입문

고통의 근본 원인

목운 2020. 6. 12. 11:12

에크하르트에 대해서는 통증 의학을 하는 우술라 플레밍의 '그에게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다'는 책을 통해 입문했는데 지난해 연말 시간이 있어 에크하르트 책 두어 권을 더 읽고 지금까지 붙들고 있습니다.

'훈화(Talks of instruction, 영적 강화)'는 여러 차례 소개했듯이 중용의 중과 성, 대학의 격물치지 내지 정정안려득(定靜安慮得, 곧 명상)에 조응하는 가르침으로서 목마른 자가 글쓰기와 악기연주를 연습하듯이 쉬지 않고 정진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신적 위로의 책'은 인간이 흔히 당하는 건강, 재산 등에서의 손실과 타격에 즈음하여 어떻게 고통을 극복할지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우술라 플레밍은 통증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에크하르트의 가르침이 가장 효험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에크하르트는 고통의 근본원인이 "사랑과 애착" 때문이며 "모든 것에서 자신을 깡그리 비워" 신인합일을 이루면 "내 고통이 신 가운데 자리하여 신과 함께 하니 어떻게 고통이 고통일 수 있는가?"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손실의 고통은 겪을 만큼 겪었고 남은 10여년 몸의 고통만이 기다리고 있는 저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고 남습니다. 통속적으로도 '다른 방식으로 겪었을지 모르는 더 큰 손실이나 더 아픈 고통을 생각하면 오히려 위로가 된다'고 말씀하시니 설득력이 더욱 큽니다.

보살론 내지 깨달음에 대한 가르침이라 할 수 있는 '고귀한 사람', 명상론이라 할 수 있는 '영혼 가운데 신의 탄생' 등이, 이부현 님이 편집하고 옮긴 '연대별로 읽는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선집'에 실려 있습니다. 앞으로 기회 되는 대로 소개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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