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하르트 입문

지어지선의 비결

목운 2020. 4. 22. 08:58

저는 서양에 있어서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훈화'가 우리의 대학, 중용만큼 중요한 수양서라고 생각합니다. 혹여 저와 함께 입문하시는 분께 도움이 될까 해서 8장까지 소개했는데 오늘은 제가 접한 두 가지 번역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두 번역이 각각의 장점이 있으니 비교하시고 느껴보시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앞에는 '영적 강화'라고 이름 붙인 이부현 님의 번역을, 뒤에는 강병욱 님의 '영적 지도'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맨 뒤에는 제가 펭귄 영문 판에서 번역한 것을 붙입니다. 내용은 1장과 5장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골랐습니다. 제가 보기에 '훈화'는, 최고선을 향하는(止於至善) 비결이 자아를 비우는 데 있고 자아를 비우는 만큼 선해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1 "사람들이 순종 가운데 자신의 자아에서(aus seinem Ich) 벗어나 자신의 것과 결별하게 된다면, 바로 그때 신도 어쩔 수 없이 다시 (내 안으로) 들어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만약 누군가가 스스로 어떤 것도 원하지 않게 되면, 신은 그 사람 스스로가 포기했던 것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그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 원할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1)-2 "우리가 순종을 통해 자신의 자아 밖으로 나아가고 자신의 존재를 벗어난 바로 그곳에 반드시 하나님이 들어오실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자신을 위한 어떤 것도 스스로 원하지 않을 때, 하나님은 마치 스스로 자신을 아끼듯 우리를 위해 무엇인가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1)-3 "우리가 순종을 통해 자신의 밖으로 나가서 자기 것을 모두 벗어버릴 때 신은 우리 안으로 들어오실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때 신은 마치 우리가 아니라 당신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처럼 의도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한 줄 요약 : 자아를 비우는 만큼 그에 비례해서 신의 뜻에 가까워진다.
 
(5)-1 "인간의 행위들이 선성(Gutheit : 善性)과 관계 맺게 해주는 인간의 본질과 존재 근거를 완전히 선하게 하는 근거는 인간의 마음이 전적으로 신께 향하는 데 있다."
 
(5) -2 "근본적인 것은 사역의 본질과 근원이 기반하고 있는 우리의 본질과 존재 근원이 완전히 선해지는 것, 그리고 우리 마음이 온전히 하나님께로 향하는 것, 바로 이것이다."
 
(5)-3 "사람이 하는 일이 선한지 아닌지 하는 것은 그 사람의 본질과 바탕에 달려 있으며, 그 본질과 바탕이 전적으로 선한지 아닌지 하는 것은 그 마음이 전적으로 신을 향하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한 줄 요약 : 우리 마음이 신을 향하는 만큼 그에 비례해서 우리 모든 것이 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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