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하르트 입문

둘째 가는 계명의 전제

목운 2020. 3. 28. 08:15

에크하르트의 훈화(영적 강화)에 대해 두 번 쓰면서 기독교도들이 그리스도의 첫째 계명을 모르면서 둘째 계명에 몰입함으로써 길을 잘못 든다고 말했습니다. 제 생각엔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한다 할 때 몸이 내가 아님을 먼저 깨치지 못하여 길을 잘못 드는 것입니다.

에크하르트는 우리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을 벗어나서(aus seinem Ich) 내 의지와 고집이 사라질 때 신이 우리에게 들어온다고 합니다. 즉 신으로서의 내가 신으로서 내 몸처럼 이웃을 볼 수 있을 때 올바로 이웃을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아를 벗어나지 못할 때의 사랑이란 모두 다수성의 세계에서 계산과 유치한 감정의 사랑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3장에서는 아집을, 4장에서는 사물에 대한 집착인 법집을 벗어나라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자기를 버려야 함을 마태복음 16:24를 들어 강조합니다. 5장에서는 다시 "마음이 전적으로 신께 향할 때" 우리가 선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대목이 윤집궐중으로 중(中)에 먼저 들고 내가 없는 상태에서 일이 있을 때 최고선에 맞게 대응(和)하라는 중용의 정신과 일치한다고 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