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식자(또는 학인)의 의무

목운 2021. 6. 26. 09:52

대학물 먹어서 먹고 사는 일 말고 뭐했는데라는 물음에 어떻게 답할까? 부모님 소망이 겨우 그것이었을까? 과거(科擧)에 올인했던 선비들은 무엇을 남겼나? 권세를 부리고 가문을 일으키는 것이 전부인가? 왕권을 지키는 데 기여한 것이 다일까?

조선이 망하는 과정을 보면 왕권이란 게 얼마나 웃긴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위 물음들에 대해 사(私) 없이 공(公)에 무슨 이익을 주었는지 답하는 게 소위 식자(또는 학인)의 의무라 생각합니다. 사서삼경 말씀이 모두 여기에 모아져 있다고 보면 과히 틀리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공부가 제대로 됐다면 이순신 장군에게서 보듯 공에 철저한 삶이 왕권에 기여하거나 민생에 기여하거나 하는 것은 그때그때 다르게 구현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 없이'를 실천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정좌하고 경전 공부를 하는 것이고 이 두 가지를 제대로 실행하는 사람은 만드시 그 답을 체득할 것인데 그래도 중용은 노파심에 덧붙이기를 보이지 않는 곳을 경계하고 들리지 않는 곳을 두려워하라고 하였습니다.

조금 비약하면 제게는 '사'를 에고로 '공'을 참나(신성 내지 최고의 인간성과 같습니다)로 보면 공부가 좀더 진전되는 것 같았습니다. 책 쓰면서 계속 맴도는 사념을 적어봤습니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주정에서의 왕노릇  (0) 2021.07.18
무엇이 중한데?  (0) 2021.07.06
블로그를 책으로 내기  (0) 2021.06.13
수행과 임종대책  (0) 2021.06.08
공자님과 예수님의 공통점  (0) 2021.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