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마지막 공부

목운 2025. 5. 22. 06:25

견성은 곧 깨달음이고 실상을 보되 알음알이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보는 것으로 배웠다. 내 추측으로는 기독교 신비주의가 추구하는 신과 합일하는 일과 같다.

신인합일이란 이름붙일 수 없는 어떤 현상 또는 자리에 들어서는 체험이다. 구약은 그것을 모세가 신을 만나는 광경으로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깊이 물들기 전에 견성을 가르치고 체험하게 하는 교육과정이 있다면 견성 이후 공부도 조금 수월해지고 세상살이도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

어쨌든 임종 전에 초견성(初见性)을 체험하고 제대로 공부하고자 매일 법문을 듣는다. 근기가 허약하여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번에는 길을 제대로 들은 것 같다.

지난 세월 주로 책을 읽으며 분석과 이해를 통해 공부를 진전시키겠다 한 것은 길을 잘못 든 것이었다. 가장 큰 과오는 뭔가 안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다.

일본에선 '젠'이라 하고 중국에선 '찬'이라 하고 우리는 '선'이라 하는 이 길은 육조 혜능에서 집대성 되어 전해진 것이며 10세기 전후에 그 황금기를 펼친 바 있다.

호킨스 박사에 의하면 선의 계보 가운데 가장 우뚝 선 이가 황벽선사이며 그 제자가 쓴 전심법요와 완릉록 또한 거의 완벽한 안내서로 평가된다.

황벽선사의 제자 가운데 임제종을 탄생시킨 임제선사 또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심결을 쓰신 지눌스님이 유명하며 근세에는 경허선사가 선을 부흥시켰다.

결론적으로 나 같이 둔하고 더딘 자는 그저 진리 말씀을 매일 들으며 간절히 비는 게 비결인 것 같다. 배추가 소금에 절여지듯 이 일은 타력으로 저절로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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