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편지

거룩한 우주 마음과 일체유심조

목운 2020. 12. 11. 05:55

"우주 마음의 창조력은 무한하고 영원하며 형상을 띠고 개체화된 모든 드러난 것들의 배후에 있는 진정하고 유일한 실체다." (47쪽)​

​이번에 독회분을 엮어 책을 내려는 생각에 욕심이 들어가서 그런지 10꼭지를 쓰고 이틀을 쉬었습니다. 이번 내용은 그리스도께서 광야에서 본 것 가운데 '거룩한 우주 마음이 가진 창조력'에 대한 말씀입니다. 실상 이 마음이 우주를 꽉 채우고 모든 피조물 안에 또 배경에 존재하면서도 시공을 초월한 상태에서 끝없이 작업(work)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배운 바로는 그 상태란 '무소부재 전지전능' 상태입니다. 이 상태를, 유태인을 비롯한 거의 모든 낮은 의식의 사람들은 쉽게 하늘에 있는 무소불위의 검찰총장쯤으로 상상하는데 그것이 오류라고 하는 것이죠! 실상 구약의 대부분은 이런 유치한 상상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책은 특별히 유태적인 것과의 단절을 강조합니다.

​또 한가지 거룩한 우주 마음의 창조력 부분에서 우리 화엄경이 말하는 '삼세를 꿰뚫는 지혜를 얻으려면 우주 모든 것을 마음이 만드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즉 일체유심조를 이해할 때 마음이란, 내가 가진 작은 마음이 아니라 우주 마음이란 것을 알면 이 부분에 대한 그리스도의 말씀이 바로 화엄경과 같은 말씀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7세기 그 영향력이 중앙아시아에까지 미친 원효 대사의 삶이 그리스도에 못지 않은 것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은 이 우주 마음에 대해 계속 말하는데 그것은 “모든 지성 작용”의 근원이며 영원한 원리로서 계속 작용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나 원효를 비롯한 스승들의 근본 깨달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우주 마음의 작용 원리는 요컨대 성장, 양육, 치유, 보호, 피조물의 욕구 충족, 끝없는 일(work), 생존, 리듬, 법칙과 질서 등 아홉 가지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48-54쪽). 그것을 서양에서는 신적 사랑이라고 불렀다면 동아시아에서는 자비 또는 어짊(仁)으로 불렀는데 공통된 말로 표현하지면 ‘조건 없는 사랑‘이 될 것입니다. 우주 마음에서 지성을 물려받은 인간으로서는 우주 마음에 인간 마음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다함으로써 조건 없는 사랑의 구현자가 되고자 하는 것이 편지가 지향하는 새로운 영성입니다.


우리 마음을 우주 마음에 일치시키는 노력은 바로 명상을 통해서 가능하며 동물의 피를 바치는 번제 전통을 배제하는 것도 편지를 통해 말하는 그리스도의 뜻입니다. 그런 형식을 통한 제사는 분노하고 벌주는 신을 달래려는 부족 수준의 신앙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직 마음으로 우주 마음과 일치하려는 노력만이 참된 제사의 목적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영성에서는 구약의 제사와 어정쩡하게 타협한 로마 교회의 예식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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