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0 2

고독의 극복

비번이어서 괜찮은 영화를 찾다가 '인 디 아일(in the aisles)'이라는 독일 영화를 봤습니다. 제게는 두 가지가 인상 깊었습니다. 첫째는 전세계적인 현상인데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제3세계화의 질곡에 빠진, 빈곤선 상의 인민들은 어디든 똑같다는 것입니다. 독일의 경우는 주로 동독 출신들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어떤 점에서는 영화 기생충과도 맥이 닿습니다. 경제적으로 저 인민들은 강고한 시스템에서 기계 부속품처럼 자유를 못 누리는 게 감옥생활이나 다름없다는 느낌입니다. '인 디 아일'에서는 버티다 못한 부르노가 자살하는 것으로 결말을 맺지만 기생충에서는 폭발적 파국으로 끝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생충의 파국은 매우 한국적이라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로 언급하고 ..

단상 2019.06.20

삼위일체와 성자성(聖子性)

이 블로그가 소개하고 있는 '그리스도의 편지'는 그리스도교 영성에서 발전된 모습을 띠고 있지만 삼위일체 교리를 부인합니다. 삼위일체에 대한 설명을 보면 도저히 이성으로는 납득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얼마나 실익이 있는 교리인지 하는 의문은 충분히 가질 만합니다. 하지만 이 가르침을 시적 표현이나 신비적 표현으로 보면 상당히 높은 의식수준 또는 깊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고 인정할 부분도 있습니다. 요컨대 우리들도 그리스도처럼 신의 아들이라는 점은 동서 영성 모두 인정합니다(우리나라를 위시한 동아시아에서는 인간을 하느님의 자손[天孫]이라 하지요). 아들 하느님, 즉 성자(聖子)는 아버지 하느님(聖父)과 구별되지만 하나인 신이기도 하다는 게 삼위일체 교리이므로 그 깊은 뜻을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신나이' 1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