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천지생물지심

목운 2024. 11. 17. 09:47

1. 평소대로 많은 시간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세 가지 좋은 뉴스를 접했다. 하나는 비오는 날 맨발로 매장에 온 사람이 돈이 없어 그냥 가는 게 안쓰러워 뒤좇아가 데려다 신발을 신겨 보낸 이야기다. 나중에 그 사람이 와서 고백컨대 자살하려다 이미 말소된 주민등록을 회복하고 다시 살아보자고 결심했단다.

2. 두 번째는 버려진 개가 새끼를 낳을 때마다 사람의  왕래가 있는 길에 새끼를 버려둠으로써 사람들이 양육토록 했다는 얘기다. 우연히 그 사실을 알고 어미까지 거뒀던 사람이 미국으로 떠나게 되면서 눈물까지 흘리는 걸 봤다.

3. 세 번째는 동남아 어떤 나라인지는 모르지만 생후 15일만에 엄마를 잃은 아이가, 아빠가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되자 함께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됐는데 교도소장쯤 되는 이가 아이의 교육을 책임졌다는 이야기다.

4. 여기서 공통으로 발견하는 것은 우주에 편재하는 생명체를 생육하는 마음의 작용(天地生物之心)이다. 이것을 조건없는 사랑이라 일컫기도 하는데 그 자연스런 발현이 바로 측은지심이다. 창피하지만 나와 내 집안은 언제나 마땅하게 측은지심을 실천하지는 못했기에 죽는 날까지 기워 갚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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