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류 현상의 근원에 대해 써봅니다. 유튜브의 여론과 제 생각을 합친 결론인데 보탤 게 있으면 의견 부탁합니다.
대한민국의 연성 국력(soft power)에 대해 거론한 외국 학자도 여럿 됩니다. 주지하듯이 국방력이나 경제력에서 나오지 않는, 보이지 않는 힘은 이 블로그가 이미 거론 했듯이 김구 선생이 짚으신 사회적 자본, 즉 문화적 매력과 신뢰에서 나옵니다.
다른 말로 우리의 정신적 유산이 세계적으로 특별하고 우월한 데서 나오는 것이며 그것을 통틀어 한류라고 합니다. 한류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으로 그 존재와 지속성에 대해 더 이상 의문의 여지가 없는 세계적 대세가 되었습니다.
첫 번째 정신적 유산은 백범 선생처럼 홍익인간의 개국 정신에서 찾는 게 마땅합니다. 제 생각에 단군의 개국정신은 훈민정음과 민주정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세종의 정신은 재론하지 않더라도 3.1 운동과 임시정부 출범에 기인하는 자유와 평등, 민의의 통치 이념은 맹자의 역성혁명 정신과도 통합니다.
정전제의 동기이기도 한 경제자유화 정신은 토지개혁을 통해 이뤄졌고 역성혁명의 정신은 군사독재 타도와 평화적 정권교체 전통 확립으로 이어졌습니다. 특별히 김대중 정부의 검열폐지와 문화 개방, 그리고 전자통신 기반 구축은 한류의 기반이 되고 남음이 있었습니다.
요컨대 금기가 없는 표현의 자유에서 나오는 풍부한 창발적 컨텐츠와 그것을 가능케 한 독창적 언어는 한류 폭발의 가장 큰 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러 보면 일본과 중국은 일당 독재국가라 할 수 있으며 민주화가 된 서구에도 다양한 금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크게 제약받는다고 합니다.
두 번째 정신적 유산으로는 대승기신론에 기반한 화엄사상이 중요합니다. 인도에서 유래한, 당나라 선불교와 맥을 같이하는 원효의 사상은 당시 아시아 전역에서 지식인들에게 주류 사상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다양한 종교 및 문화의 조화와 융합을 가능케 한 원효의 원융회통 정신은 바로 화엄사상의 실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전통 위에서 우리나라는 후발자로서 앞선 기술과 문화를 모두 흡수하여 통합 발전 시켰는데 그 결과가 바로 한강의 기적이며 한류의 만개입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부패한 불교 극복의 노력이기도 한 신유학 전통의 계승과 심화는, 오늘날 치열한 교육열(학이시습 정신)과, 이(利)보다 의를 중시하는 정신, 인간에 내재한 신성의 존중(내성외왕 정신) 등을 가능케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민족은 열악한 생존 조건, 즉 지정학적 불리함, 자원의 한계 극복을 위해 세계를 향한 개방 노력과 끝없는 혁신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식민지배와 내전으로 인한 물적 기반의 완전한 파괴가 오히려 끝없는 혁신의 동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국난 극복의 체험에 기인한 풍부한 스토리텔링 소재도 한류의 밑천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덧붙일 수 있는 것이 유난히 춤과 음악을 생활화했던 조상들의 풍류 정신과, 농사를 위해 불가피했던 협동의 생활화인데 그것을 잘 보여준 사례가 보이밴드와 걸그룹의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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