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기독교의 한계와 종교의 종언

목운 2024. 11. 15. 20:41

1.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내 경험으로만 말하건대 기독교의 선악 이분법과 천당-지옥 이분법은 신도들로 하여금 딜레마(전문 용어로 이중 구속)를 면치 못하게 해서 깊은 내적 고뇌에 빠지게 한다.
2. 예를 들어 내가 천주교도였을 때 경험에 의하면 이성을 보고 음탐심에 빠지면 바로 음행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십계명 위반이고 따라서 지옥행이라는 추론을 하게 된다.
3. 물론 기독교는 한편 영악해서(또 사실상 그러하기에) 바로 고백소에서 진술하거나 개신교 같으면 스스로 참회할 때 바로 눈처럼 깨끗해져서 천국행이 가능하다고 가르치긴 한다. 그러나 이것이 근본 처방은 아니라는 게 내 체험이다.
4. 한편 궁극의 관찰자(또는 신)는 분별이나 판단 없이 그저 조건없는 사랑 자체로서 현상을 바라볼 뿐이고 과실을 저지른 자는 그저 과실의 결과를 체험할 뿐이라는 게 높은 영성의 가르침이다.
5. 더구나 생존본능과 호리피해에 몰두하는 에고로서는 수시로 치명적인 과실을 저지르지만, 애초부터 어떤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궁극의 관찰자처럼 부정적 감정과 행동을 무상한 홀로그램으로 여겨 단순히 바라보고 느껴주며 보내버릴 때 그 부정성을 성공적으로 벗어나게 된다는 가르침을 받아들이면 기독교의 과오를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6. 기독교는 이러한 높은 영성을 구현하지 못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어서 부정적 감정이나 행실을 그저 억누르거나 감추는 것으로 처방을 삼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위선자 또는 이중구속에 빠진 정신장애자를 만들지 않으면 성범죄를 저지르는 성직자를 다수 배출하고 있다.
7. 길게 논의할 것 없이 기독교를 비롯한 대다수 종교는 시대착오적인 것이므로 탈종교 내지 종교 초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이중 구속이란 말을 가장 평이하게 풀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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