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편지

지상 천국의 창건 멤버

목운 2020. 12. 23. 13:54

"나는 너희가 지상에 천국을 세우는 창건 멤버가 되고자 하고 또 그렇게 될 준비가 된 모든 인간이 마침내는 성취할 수 있는 경지의 한 '본보기'로서 '예수'라는 인물을 생각하기를 바란다... 내가 지상에 살았던 시대를 온전히 이해하고 너희도 그 시대로 들어가는 것을 돕기 위해 내 '의식'이 또 다시 '예수'라는 '인격' 및 그 당시 사건과 감정을 다시 체험하려고 지상의 존재 차원으로 내려왔다." (88-89쪽)

수십 년의 그리스도인 삶 동안에 저도 그저 숭배 대상 또는 감상적 의지 대상 정도로 예수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기독교가 로마 제국의 통치 수단이 될 때부터 가졌던 한계였습니다. 왜냐하면 획일화하고 교조화하는 길을 갈 수밖에 없어 실제 그리스도가 생각하고 체험한 것,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부차적인 게 되어 극소수만이 알고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편지'는 그리스도가 실제 하고자 했던 일, 그리고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서 거기에 이른 과정을 중심으로 우리도 그리스도가 생각한 지상 천국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거기에 이르기 위해 그리스도가 거쳐간 과정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강조되는 것이 "현재의 신약성서가 영적 진화를 훼방하는 걸림돌"이 되었으며 오히려 "신비적 인식과 이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88쪽).​

요컨대 2천 년 전 사람이나 오늘날 사람이나 똑같이 "당김과 밀어냄, 욕망과 혐오"라는 쌍둥이 추동력을 가지고 있는 것인데 이러한 성향은 오직 몸의 생존에 필요할 뿐 진실과 거짓을 가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지상 천국은커녕 전쟁과 역병, 불행과 비극으로 점철된 세상을 만들어낼 뿐입니다(89쪽 참조). 그러니 바로 저 쌍둥이 추동력을 끊어내고 신적 의식으로 충만해짐으로써 모든 것에 대한 달인이 되어 치유를 베푸는 사람이 되자는 것입니다. ​

그것만이 지상에 천국을 세우는 올바른 길이라는 것인데 그 점은 오히려 동양 영성이나 그리스도교 신비주의 영성에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편지'는, 그리스도가 다양한 비유로 강조하신 하느님 나라의 실상에 천착하기보다 정치사회 체제와 밀착하여 외양과 형식 속에 참된 힘을 잃어가는 기존의 기독교와 결별하고 ‘세상 종교 너머에 있는 존재의 진실, 영적 실상’에 집중하고자 하는 것입니다(86쪽 참조). 그래서 신비주의 전통이 다 그렇듯 기적과 치유 자체를 중시하는 게 아니라 그것들이 가지는 진정한 영적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고 합니다(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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