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편지

사고틀의 정화와 명상

목운 2020. 12. 19. 09:12

"'아이'가 되기 위해서는 마음속에서 과거 모든 프로그램을 떨쳐내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너희가 정신적, 감정적, 육체적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너희가 가장 열심히 믿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이 너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72쪽)

도덕경이나 맹자에 갓난아이는 영아(嬰兒) 또는 적자(赤子)라는 표현으로 등장하는데 그것을 상덕(上德) 또는 대인(大人)의 조건으로 여깁니다. 물론 바이블에도 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천국이 가하지 않다는 말이 나옵니다. 아이의 어떤 특성이 가장 귀한가요? '편지'는 고정 관념과 이러저러한 감정적 습관이 없는 상태를 가장 귀하게 봅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고 선생과 주희 선생 이후의 신유학에서도 오욕칠정이 없는 상태를 아이와 같다고 본 것 같습니다.

어쨌든 고통에 대한 동서 영성의 처방은 우리의 믿음, 다른 말로 사고틀이 온갖 스트레스의 원인이니 그것을 비워내라고 합니다. 세속 삶, 즉 의식주를 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거의 모든 사고틀은 영적인 것과 상관 없기에 우리 고통의 원인입니다. 앞에서 거론했지만 인간은 신적인 창조력을 타고났는데 창조력의 원천이 질병과 고통을 초래하는 것, 즉 인력과 척력으로 된 이진법 프로그램과 다름없기에 거기에 마땅한 세계를 창조해내어 힘겨운 삶을 체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태어나서 아무런 사고틀이 없었다면 우리는 무생물처럼 의식이 없어 느낌도 반응도 생각도 없이 존재할 것입니다. 생존은 불가능하고 발전도 선악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습득한 사고틀은 우리 행복을 보장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사고틀의 수준이 우리 삶의 수준을 결정합니다. 이러한 점을 온전히 이해하고 깨닫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입니다. (이상 74-75쪽 요지).'

그러기 위하여 자신을 돌아보는 것(反求諸己)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그런데 자신을 돌아보아 고통을 초래하는 사고틀의 바탕에 있는 희로애구애오욕(喜怒哀懼愛惡慾)을 제거하는 데는 인간 의식만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스승들의 가르침입니다. 신유학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8-9세기 이고 선생의 복성서를 보면 인간 의식으로 인간 의식을 다스리려는 것은 더 큰 인간 의식에 지나지 않는다(如以情止情, 是乃大情也)고 합니다. 그러니 보다 높은 의식의 도움을 구하는 게 꼭 필요합니다.

인용합니다. "간절한 기도는 '아버지 창조 의식'을 마음속으로 끌어들이고 그럼으로써 구도자라면 더 이상 지니고 싶지 않은 모든 것을 인간 의식에서 조용히 아무도 몰래 청소해준다. 그러니 그것은 내면의 정화와 발전을 위해 필요한, 아주 단계적인 과정이다. (75쪽)" 저는 이 말씀에서 큰 위로와 용기를 얻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많은 이들이 어느 정도 노력도 하지만 자력으로 가능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진 때문에 성공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명상하는 것, 또는 그에 준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