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사람들 속에서의 공부

목운 2020. 5. 17. 08:59

코로나19 때문에 두어달만에 문래동 친목모임에 갔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학교 다닌 친구가 저까지 넷, 중고등학교를 같이한 친구가 셋입니다. 1시간 반가량 가는 거리, 만나서 하는 뻔한 얘기, 생활수준에 대한 비교심리 등 때문에 썩 내키지 않았지만 딸을 출가시키는 친구에게 미리 촌지를 전해야 해서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대중교통 이용하는 시간에도 심사에 일어나는 인력과 척력은 불편하지만 공부거리입니다.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요가난다 님 말씀을 마음에 담고 명심코자 했습니다. 말씀 요지는 삶의 이면에는 신의 빛이 있고 우주가 신의 사원이며 명상은 신의 현존을 만나는 문이고 신과 교감할 때 어떤 장애물도 신적 기쁨과 평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언제 어디서나 그리고 누구와 있든지 마음과 기분을 신께로 향하도록 하라는 에크하르트 훈화, 그리고 그것과 완전히 똑같은 가르침인 중용의 중화(中和) 정신을 실천할 기회로 삼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모임 동안 시기심으로 괴롭거나 과이불급 부림 없이 제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서너 시간 어울리다 늦게 귀가해서 숙면했습니다. 


역시 공부엔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면서 마음을 다잡고 향상시키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매일 에크하르트 님 가르침대로 최대한 제 의지를 비우고(마음이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는 말씀의 실천임) 제 삶의 세부까지, 나아가 제 처자와 친인척의 삶에까지 신의 배려로 치유와 문제해결이 이루어지도록 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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