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와 명상

단상 2020. 1. 21. 09:35

어제도 매월 모이는 동기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당구를 치고 저녁을 먹는 모임입니다. 정치적 견해가 확연히 달라 소위 '스몰 토크'만 하니 재미가 없지만 당구 게임을 하면서 수행 공부에 대한 시사를 받는 일은 매우 유익합니다.

몸이, 또는 행이 생각대로 될 때까지 셀 수 없이 단순한 동작을 되풀이해야 한다는 교훈을 되새기는 것이죠. 저는 붓다께서 보리수 나무 밑에서 6년을 명상했다는 말을 글자 그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했다는 것이냐? 스승들 말씀 듣고, 경전 읽고, 명상하는 일을 수없이 반복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노동도 하셨을 겁니다.

단 하나의 길을 정확하게 알아내고 거기에 딱 맞는 자세로 정밀하게 몸을 움직여 공을 맞추기 위해서는 수천 번, 심지어 수만 번의 연습을 해야 할 것입니다. 바이블에 따르면 수행의 길은 곧고 좁습니다. 천 길 낭떠러지 같은 길을 정확하고도 정밀하게 처신하며 앞으로 가지 않으면 바로 미끄러질지 모릅니다. 스승의 언행이 몸에 밸 때까지 읽고 실천하기를 수천 번씩 해야 하겠다는 뜻입니다.

매일 정좌 내지 좌선을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얼벗 김동택 님이 운영하는 커뮤니티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어제 글을 보면 '禪이란 祭天也(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제사를 지내는 것은 모든 종교의 핵심이기도 하지만 결국 신성을 찾고 그로써 풍요 이상의 삶을 살겠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밖에서 찾으려는 것이 종교, 과학 등등인 반면 내면에서 찾으려는 게 영성 내지 신비주의입니다.

오늘날 이 둘이 수렴 내지 통합의 길을 가는 게 관찰되지만 제 경험상 종교는 실패했고 신비주의에 답이 있다고 봅니다. 여러번 썼지만 신비주의 실천은 영적 독서와 명상이고 그것을 실천하신 분이 붓다와 그리스도라고 보는 겁니다. 그리스도교 신비주의에 관한 대중서를 번역해서 쉰 분 넘게 나눠드렸는데 필요한 분은 이메일만 주시면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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