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누진통과 용호비결

목운 2020. 9. 20. 08:12

모기 때문에 시작한 새로운 글쓰기가 한 주일만에 43꼭지(두세 줄 짜리도 있음) 14쪽이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글의 원재료를 모으는 것입니다. 몇 개는 벌써 이곳과 블로그에 옮겨 놓기도 했습니다. 원칙적으로 생각을 끊는 훈련과 더불어 의식을 관찰하는 것이기 때문에 쓸거리는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시간 활용도가 높아져서 되도록 불필요한 싸이트에 안 들어가고 정독을 겸한 번역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소득으로는 에고의 버릇을 즉각 고치거나 해야 할 일을 바로바로 실천하게 되고 제 힘으로 안 되는 건 기록과 동시에 초월적 도움을 간구한다는 것입니다. 모은 글을 한 번 가공한 것은 블로그에 모았다가 나중에 재가공하여 책을 낼까 합니다. 


그 가운데 오늘 다루려는 것은 여섯가지 신통 가운데 누진통입니다. 누진통이 다른 다섯가지 신통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보살도의 궁극 목표라는 점입니다. 제가 보기에 천안통, 천이통, 신족통, 타심통, 숙명통은 소위 싯디라고 해서 동서 신비주의에서 공통적으로 보고되는 초자연 현상인 데 비해서 누진통은 도교, 불교, 유교에서 지향하는 이상적 인간의 모습에 다름 아닙니다.


위키 설명에 따르면 누진통은 첫째, 번뇌가 사라지고 둘째, 육근이 끊어져 의식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 원기 또는 에너지가 충만하며 셋째 공(空)의 세계를 체득하고, 넷째 지혜와 근본 진리를 얻은(여의주 또는 사리자를 체득한) 상태를 말합니다. 즉 의식이 끝없이 상승하여 최고급 보살이 되어 원기가 충만하고 진리에 통달하여 지혜가 가득한 상태입니다.


그러니 도교의 신선이자, 불교의 보살이면서 공자님이 칠순에 도달한 '종심소욕 불유구'의 경지라 해야 마땅합니다. 우리 조상은 모두 여기에 이르고자 호흡법에 몰두했으니 그것을 잘 정리한 책이 용호비결입니다. 이 공부과정에서 체험하기도 하고 않기도 하는 다섯 가지 신통에 놀아나거나 머물러 버리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알려진 교주, 가짜 메시아, 사이비들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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