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내려놓기와 순명하기

목운 2020. 6. 2. 09:55

어제 우환이 그치지 않는 친구 소식을 듣고 제가 겪은 우환과 어리석음, 기타 모든 우여곡절이 겹쳐지면서 며칠 전 접한 루미의 시가 떠올랐습니다. 제게는 이 시가 에크하르트 님의 영성에도 깊이 연결된 것으로 느껴집니다.

"이렇게 인간으로 산다는 건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 도착하는 일이다.
기쁜 일, 절망스러운 일, 비루한 일, 또 몇 번의
잠시 깨달음이 예기치 않은 손님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환대하고 잘 대접하라.
설혹 그들이 떼를 지어 오는 슬픈 일이어서
네 집을 휘저어 가재를 다 가져가더라도
그래도 모든 손님을 극진히 모셔라.
그가 너를 비우고 채워넣을
새로운 기쁨을 가져오는 중인지 모른다.
어두운 생각, 부끄러운 일, 원망스런 일,
모두를 문 앞에서 웃으며 맞이하고 안으로 들이라.
무슨 일이 닥치든 감사하라.
그 모두가 높은 곳에서 네 길잡이로 보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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