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 대사 관련해서 '대승기신론, 소와 별기'라는 책 한 권 읽은 것밖에 없다. 어제 우연히 대사님의 염불선에 관한 짧은 동영상을 봤다. 아마도 나무아미타불이라는 염불을 쉬지 않고 바치는 게 대사님의 염불선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나는 자주 그렇게 명상을 하고 있다.
한편 에리히 프롬에 따르면 야훼의 본 뜻은 '이름 없음'이라 한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그저 있는 자'란 의미에서 'I Am'과 같다고도 한다. 그러니 사실 누가 어떻게 부르든 '신과 나'라는 관계 속에서 믿음을 가지고 기도나 명상을 하는 게 사람들의 주관적 현실이 아닌가 한다.
그렇게 보면 도덕경의 '도' 또한 이름 붙일 수 없는 근원을 부르는 이름이니 불성, 붓다, 하나님, 천주님, 한울님, 알라, 쉬바 등 문화와 언어에 따라 다를 뿐 결국 같은 것에 대해 기도하는 것이라 본다. 아미타불의 경우 아미타란 한없는 빛, 한없는 생명을 뜻하는 말이니 역시 존재의 근원을 일컫는 말이다.
그렇게 따지면 '무한한 빛이신 근원에 내 모든 것을 맡기옵니다'라는 말인 나무아미타불을 가르치신 원효대사의 가르침은 한울님께 기도하신 최수운 선생의 가르침과도 통한다고 본다. 또 주희 선생은 하느님과 다르지 않은 '상제'를 향해 기도와 명상 생활을 했다.
요컨대 누구나 겉모습만 다를 뿐 동일한 기도와 명상 생활을 하게 된다고 본다. 집단적으로 소속되려는 본능에 따라 특정 종교를 가지는 점만 다를 뿐이다. 그 종교로 비지니스를 하면서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 자승이나 전광훈처럼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