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7 2

멸종 저항과 정좌(靜坐)

자아를 벗어나는 시원한 체험을 하고, 걸리는 것 없이 기쁨과 평화를 누리며 모든 존재에 친절하게 살다가 연기처럼 다음 세상으로 가는 게 꿈입니다. 하지만 공부가 느린 것은 마하리쉬 님 말씀대로 근기가 젖은 석탄 정도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마하리쉬 님은 근기를 화약-숯-젖은 석탄으로 나누었습니다. 가장 낮은 근기라면 1만 시간은 투입해야 하지 싶습니다. 따져 보니 1만 시간이란 일요일엔 쉬더라도 하루 8시간씩 공부해서 대략 4년이 걸립니다. 대학을 4년 과정으로 짜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천하지대본인 중(中)을 잡고 거기에 머무는 일을 저는 천인합일을 이루기 위한 공부로 보며 바이블이 말하는, 자기를 버리고 진리에 몰입하는 일과 같다고 봅니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이 일을 목마른 자처럼 ..

단상 2020.04.27

자기를 미워하기와 선(禅) 사상

검색해보니 요한복음과 요한1서의 저자는 같다는 것이 통설입니다. 문구만을 보면 저자는 심한 염세주의자 같습니다. 왜냐하면 복음 12장 25절은 마태 16:24(마르코 8:34, 루가 9:23)과 같은 취지의 말씀인데 '자기를 버리고'에 해당하는 것을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 요한 1서 2:15에서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지 말라'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세상에서 나온 것이란 육체의 쾌락, 눈의 쾌락, 재산을 가지고 자랑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야말로 힌두 사상이라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이 모순을 극복하는 답이 우리의 선(禅) 사상 안에 있다고 저는 봅니다. 즉 한 번 완전히 정을 뗀 후 세상의 필요에 부응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이웃 사랑'의 ..

단상 2020.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