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성서

3절-2

목운 2016. 4. 8. 17:27

옛날에 중용을 해석한 것과 선생님이 말한 것이 같지 않은데 그것은 왜 그렇습니까?” “그들은 상식과 드러난 바에 따라 해석했지만 나는 마음으로 깨치고 경전에 통한 뜻을 말합니다.” “그들도 마음으로 깨친 바가 아닙니까?” “그것은 모릅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하루를 닦으면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까?” “10년 놀린 밭을 하루 갈았다고 싹이 나길 바랄 수 있습니까? 그것은 맹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마치 물 한잔으로 한 수레 땔나무에 붙은 불을 끄려는 것과 같으니 커다란 망상입니다. 생각을 끊기를 쉬지 않으면 진실해지고, 진실하기를 그치지 않으면 자명해지고, 진실투명하고 진리에 자명해지면 마침내 어긋나지 않으니 결국 도달할 것입니다. 급하여 구차한 때라도 놓치지 않고 넘어져 엎어질 때라도 놓치지 않으면 어느때 불현듯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問曰. 昔之註解中庸者 與生之言, 皆不同, 何也. 曰. 彼以事解者也, 我以心通者也. 曰. 彼亦通於心乎. 曰. 吾不知也. 曰. 如生之言, 修之一日, 則可以至於聖人乎. 曰. 十年擾之, 一日止之, 而求至焉, 是孟子所謂以杯水而救一車薪之火也. 甚哉, 止而不息必誠, 誠而不息必明, 明與誠終歲不違, 則能終身矣. 造次必於是, 顚沛必於是, 則可以希於至矣.) 


그래서 중용에 말하길 지극한 온전함에는 쉼이 없고 쉼이 없으면 오래 가고 오래 가니 효과가 나타나며 효과가 나타나니 끝이 없고 끝이 없으니 넓고 깊으며 넓고 깊으니 높고 밝습니다. 넓고 깊으니 만물이 담기고 높고 밝으니 만물을 덮고 끝이 없으니 만사가 이뤄집니다. 넓고 깊음은 땅에 어울리고 높고 밝음은 하늘에 어울리며 끝이 없음은 말 그대로 영원함을 말합니다. 이와 같은 것은 나타내려 하지 않아도 절로 나타나며 움직이지 않아도 변화하며 행하지 않아도 이뤄지니 지극한 진리는 이렇게 한마디로 할 수 있습니다.“ (故中庸曰. 至誠, 無息, 不息則久, 久則徵, 徵則悠遠, 悠遠則博厚, 博厚則高明. 博厚, 所以載物也, 高明, 所以覆物也, 悠久, 所以成物也. 博厚, 配地, 高明, 配天, 悠久, 無疆. 如此者, 不見而章, 不動而變, 無爲而成. 天地之道, 可一言而盡之也.)


자습노트)

중용 26장의 해석입니다. 안회의 예에서도 거론되었지만 깨어 있음에서 잠시도 벗어나지 않도록 쉬지 않고 닦을 때 어느때 일순간 깨치게 됨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미 주자의 해석에 지극한 온전함(至誠)은 헛되고 거짓됨이 없음(無虛假)이라 하고 있어서 제가 취한 바 성(誠)의 번역을 온전함(integrity)으로 한 것에 부합합니다. 지극한 온전함은 일이 닥치기(格物) 전에 생각이 끊어진 자리(탄허스님은 이것이 中이라 하십니다.)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끊어짐이 없습니다(自無間斷). 


당연히 거기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그 상태에서 일이 생기면 진리에 맞게 처리하고 다시 그 상태로 사는 것, 이것이 경(敬)의 실천이라고 봅니다. 남명 선생이 경의 실천을 위해 항상 깨어 있고자 방울을 달고 사신 뜻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언제나 참나로 깨어 있기 위해 조선 선비들은 기본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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