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편지

참나 찾기와 극기복례

목운 2021. 4. 2. 11:19

“너희는 의식을 지닌 육신이 아니라, ‘신 의식’이 분리된 ‘의식 존재’로서 개체화되었는데, 그것은 전기적 입자가 함께 끌려 뭉쳐서 이룬 원소에 의해서 땅 위에 볼 수 있게 된 존재이며 동시에 기초적 물리 법칙에 따라 가시적 생명체를 취한 것이다... 너희 개인적 실체, 즉 영혼은 만유의 실체, 즉 ‘존재의 근원’에서 직접 나온 것이라는 것을 확고히 인식하기 위해 날마다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425-426쪽)

이 대목은 삶에서 나아갈 방향 또는 의식 진화의 방향을 결정짓는 갈림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의식을 하는 지상의 생명체 가운데 하나이며 진화상 최정점에 와 있을 뿐이라는 인식에 젖어 있는지, 아니면 ‘신 의식‘의 일부를 받아 신적 창조력으로 우리 몸을 만들어 지상 삶을 취한 존재인지, 둘 가운데 하나에 확고히 자리하는 일은 우리 운명의 분기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연히 후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매일 명상하고 독서하지 않으면 우리 오감의 영향력이 압도적이고 세상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전자에 따라 돌아가기 때문에 쉽사리 거기에 휩쓸릴 뿐 아니라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하는 요요 현상 때문에 꾸준히 향상하기보다 퇴보하거나 제자리걸음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제 경험으로 말한다면 지속적으로 퇴보했었다는 것이 솔직한 진술입니다.

스승들은 흔히 이 사실을 바다와 바다 물방울 관계로 비유해서 말하며 마하리쉬 님 이래 현대 영성의 지도자들 거의 모두가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달아 거기에 합당한 삶을 살라고 조언합니다. 우리의 참 정체성은 신 의식이지만 언제나 신 의식 상태로만 존재한다면, 마치 완전히 흰 방 안에 존재하는 흰 점처럼 자신의 위대함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억지로 표현하자면 실험적으로 물질적 형체를 취해 세상 체험을 하는 것이 우리 삶이라는 것입니다.

이 일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그리스도는 이러한 깨달음을 돕기 위해 ‘편지’와 같은 형식을 취해 끝없이 발언하고 있으며 그 깨달음을 위해서는 땅에 속한 한정된 인식을 제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라고까지 말씀하고 있습니다. 저는 동아시아에서 가르치는 멸정복성(滅情復性) 또는 극기복례(克己復禮)의 교훈이나 신약의 ‘자기를 버리거나 목숨을 미워하라는’ 가르침의 깊은 속 뜻도 모두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