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편지

신성을 구현하는 길

목운 2021. 4. 8. 10:15

“영혼이란 수태 순간에 개별 존재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신적 생명의 정수인데 그것을 묘사하기 위해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거룩한 불꽃’이다. ‘생명력’이 인간 형상을 띠고서 전기적 활동력인 에너지와 결합-배척의 자기적 추동력을 내어놓아 육체를 만들어내는 복잡정교한 작업을 개시한다.” (437쪽)

이 말씀 전후에는 궁극의 실체에 대한 설명이 반복되는데 결국 그것은 우리 영혼을 통해서 미루어 짐작하는 바를 최대한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대목을 저는 동아시아의 우주론과 심성론에 대응되는 것으로 보니 우주의식과 신 의식은 무극과 태극, 남성적인 것은 양, 여성적인 것은 음으로 보고, 영혼은 성(性)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주의식은 다른 말로 평형상태인데 그것이 남성적 추동력에 해당하는 지성, 체험하려는 의지, 활동하려는 열망, 그리고 여성적 추동력인 사랑, 순종하려는 의지, 현상유지의 열망이 1대 1로 대응하여 서로 구속하며 평형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두 가지 추동력이 만물에 형체를 부여하면서 상상할 수 없는 진선미를 드러낸다고 합니다(435-436쪽).

생물학적으로는 두 추동력이 정자와 난자의 결합을 통해서 인간 아기가 되는데 그 본질은 환희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 존재의 핵심을 이루는 것이 바로 영혼이며 거룩한 실체입니다. 이러한 지식 위에서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바는, 신성의 개체화과정에서 작용하는 도구인 에고의 충동에 사로잡히지 말고 우리의 진정한 실체인 영혼으로 살라는 것입니다.

에고를 극복해서 신적 실체인 영혼으로만 살면서 거기에 맞게 에고를 부린다면 우리는 오로지 생명체와 우주를 가장 크게 이롭게 하려는 욕구에만 몰입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그 삶은 신 의식의 메신저이자 대리인이며 종복이 된 상태입니다. 이 길에서 진보할수록 우리는 완전히 투명하고 완전히 밝아질 것이니 동아시아에서는 그것을 성(誠)이라 하였습니다.

호킨스 박사는 거기에 이르려는 사람은 우선 강한 열망을 가지라고 합니다. 다음에 예외 없이 그리고 차별 없이 용서와 친절로 행동하는 연습을 하라고 합니다. 사람이나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그리고 그 어떤 생각이든 일체에 대하여 연민을 가지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욕망을 정지시키고 개인적 의지, 생각, 감정, 욕망이나 행위 등 모든 것을 신께 바치는 것입니다. 이것이 깨달음과 완성으로 가는 길이며 거룩함, 즉 신성을 구현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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