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정좌와 성(誠)

목운 2020. 7. 14. 08:14

현재 시사적 논쟁거리에 대해 '모른다', '판단하지 말자'를 견지하며 삼, 사일을 잘 보냈는데 곳곳에서 논쟁이 길어지다보니 결국 딸과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 입장이라야 주지하시듯 진영의 이익과 법적 차원에 치우쳐 있기에 딸을 좀더 깊이 이해하지 못해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분명 정치사회적 거시 맥락을 도외시할 수 없긴 하지만 결국 모두가 인간 내면의 문제라 봅니다. 즉 제 자신 과거를 돌아보고 뉘우칠 부분은 뉘우치고 최근 집중해온 대학-중용의 실천을 더 철저히 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는 게 제가 할 일입니다. 물질 문명에 얹혀 들어온 기독교에 밀려 신유학을 내팽개친 결과 오늘날 모세의 노선보다 아론의 노선대로 판을 벌여놓은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한편 대학이 얘기하는 수신에 대해 '다 안다'라고 생각하고 제대로 가르치는 이도, 실천하는 이도 없었던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수신의 실천은 단계적으로 정정안려득(定靜安慮得) 하는 것이고 그것은 정좌와 성(誠)을 철저히 실천하는 데서 얻어집니다. 정좌는 주희가 반일정좌 반일독서(半日靜坐 半日讀書)를 말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고 성이란 그 심사를 하늘의 해(天靑日白)와 같도록 해서 모르는 이가 없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성인들이 가르치는 더욱 중요한 교훈은, 세상을 고치겠다고 바깥으로 나서지 말고 오직 내 의식만을 돌보라는 것입니다. 바깥 현상이란 그 바로 직전 만인의 의식이 합쳐져 창조한 것이기에 지나가는 그림자일 뿐이고 오히려 지금 내 의식을 투명하게 하고 빛나게 할 때 지금 직후 만나게 되는 현실은 조금이나마 개선될 것입니다. 매우 부족하나마 지난 6~7년 그렇게 살았더니 다소나마 생활이 개선되고 심사가 편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