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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과제와 구도의 길

1. 의식이 높은 사람은 극복한 것 같지만 보통 사람으로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딜레머가 있다. 2. 진화에서 나온 생물인 우리는 생존을 위해 잔인하거나 무례하거나 인색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인간성에 대해 잘 설명한 이론이, 물질계와 생물계 모든 존재는 인력과 척력의 충동에 따라 작동한다는 것이다. 3. 참나 또는 진아(眞我)를 찾으라는, 대승기신론 이하 대부분의 현대 영성이 추구하는 것은, 우리에게 있는 저 두 충동뿐 아니라 죄스럽거나 수치스러운 점까지도 포용하고 나아가 나를 해꼬지한 대상에게마저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점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로 요약된다. 나를 나락에 빠지게 만든 내 충동 또한 내 원수가 아니겠나? 4. 그렇게 노력해서 신성을 구현한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으니 2와 ..

단상 2024.11.20

천지생물지심

1. 평소대로 많은 시간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세 가지 좋은 뉴스를 접했다. 하나는 비오는 날 맨발로 매장에 온 사람이 돈이 없어 그냥 가는 게 안쓰러워 뒤좇아가 데려다 신발을 신겨 보낸 이야기다. 나중에 그 사람이 와서 고백컨대 자살하려다 이미 말소된 주민등록을 회복하고 다시 살아보자고 결심했단다.2. 두 번째는 버려진 개가 새끼를 낳을 때마다 사람의 왕래가 있는 길에 새끼를 버려둠으로써 사람들이 양육토록 했다는 얘기다. 우연히 그 사실을 알고 어미까지 거뒀던 사람이 미국으로 떠나게 되면서 눈물까지 흘리는 걸 봤다.3. 세 번째는 동남아 어떤 나라인지는 모르지만 생후 15일만에 엄마를 잃은 아이가, 아빠가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되자 함께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됐는데 교도소장쯤 되는 이가 아이의 교육을 책..

단상 2024.11.17

기독교의 한계와 종교의 종언

1.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내 경험으로만 말하건대 기독교의 선악 이분법과 천당-지옥 이분법은 신도들로 하여금 딜레마(전문 용어로 이중 구속)를 면치 못하게 해서 깊은 내적 고뇌에 빠지게 한다. 2. 예를 들어 내가 천주교도였을 때 경험에 의하면 이성을 보고 음탐심에 빠지면 바로 음행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십계명 위반이고 따라서 지옥행이라는 추론을 하게 된다. 3. 물론 기독교는 한편 영악해서(또 사실상 그러하기에) 바로 고백소에서 진술하거나 개신교 같으면 스스로 참회할 때 바로 눈처럼 깨끗해져서 천국행이 가능하다고 가르치긴 한다. 그러나 이것이 근본 처방은 아니라는 게 내 체험이다. 4. 한편 궁극의 관찰자(또는 신)는 분별이나 판단 없이 그저 조건없는 사랑 자체로서 현상을 바라볼 뿐이고 과실을 저..

단상 2024.11.15

국정감사를 보고 느낀 점

1. 자연현상에 대해 우리는 숙명으로 여기고 대응하는 방법밖에 도리가 없다. 2. 자연현상에 선악의 딱지를 붙이는 건 인간 중심의 생각일 뿐이다. 3. 화산, 지진, 태풍 등의 자연현상에 선악의 딱지를 붙일 수 없다. 4. 인간 에고라는 것도 자연현상의 한 가지다. 에고란 자연에서 받은 생존욕구와, 거기에서 파생한 호리피해(好利避害)의 본능을 말한다. 5. 자연에 종속되어 진화에 전념하는 것이 인간 이하의 종이라면 자연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인간 이상의 종이다. 6. 5번 문장은 인간이 자연에 종속하면서 자연을 극복초월하려는 특수한 종임을 말한다. 인간계에서 발생하는 자연현상인 인간현상도 자연현상의 한 가지일 뿐이다. 7. 연구에 따르면 화산, 지진, 태풍과 같이 혹독해보이는 자연현상에도 정화 또는..

단상 2024.11.13

수행에서의 기복적 요소

제가 주 텍스트로 삼는 '그리스도의 편지'(이하 편지)는 제 책 '깨달음과 멸정복성' 주제와도 회통합니다. 대부분의 수행공부란 일상 삶에서 부딪치는 고난과 고통을 돌파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편지는 수행의 목표가 세상의 복락 추구에 있지 않고 끝없는 의식 향상에 있다고 분명히 말합니다. 그럼에도 일상의 고난과 고통 해결을 외면하는 영성도 존재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편지는 부록에 있는 논설 '풍요 이상의 삶(Life more abundunt)'란 항목에서 신약성서의 '구하면 얻고 청하면 들어준다는' 구절과 맥락이 같은 다음과 같은 요령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떤 영성이든 기복적 요소는 존재하지만 마치 그것이 전부인 듯이 보이는지 아니면 그 이상의 진화를 말하는지를 기준으로..

노벨상과 한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류 현상의 근원에 대해 써봅니다. 유튜브의 여론과 제 생각을 합친 결론인데 보탤 게 있으면 의견 부탁합니다. 대한민국의 연성 국력(soft power)에 대해 거론한 외국 학자도 여럿 됩니다. 주지하듯이 국방력이나 경제력에서 나오지 않는, 보이지 않는 힘은 이 블로그가 이미 거론 했듯이 김구 선생이 짚으신 사회적 자본, 즉 문화적 매력과 신뢰에서 나옵니다. 다른 말로 우리의 정신적 유산이 세계적으로 특별하고 우월한 데서 나오는 것이며 그것을 통틀어 한류라고 합니다. 한류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으로 그 존재와 지속성에 대해 더 이상 의문의 여지가 없는 세계적 대세가 되었습니다. 첫 번째 정신적 유산은 백범 선생처럼 홍익인간의 개국 정신에서 찾는 게 마땅합니다. 제 생각에 단군의 ..

단상 2024.11.08

멸정복성과 무한한 성취

내가 배운 수행법들 대부분이 멸정을 통해서 복성하려는 방편들이었다. 최초로 만난 방법이 가상으로 또는 심상화를 통해 '나'를 없애는 방법이었다. 즉 가상으로 사고나 자살을 가정하여 몸이 없는 상태가 되려는 것이었다. 마음수련원이나 자운선가가 여기에 해당된다. 자운선가 설립자는 공학도로서 파동이론을 말함으로써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였고 자기 체험을 근거로 가르침을 베풀었다. 그 방법으로 효험을 본 듯한 사람이 지금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나서 무자 화두로 깨치신 백봉선생 가르침대로 깨닫고자 보림선원에서 수행하기도 했다. 이어서 큰 손재수를 입고, 독학으로 호킨스 박사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그리고 '그리스도의 편지' 가르침을 따라서 명상을 했다. 사고틀과 감정습관을 완전히 뒤집자는 것인데 ..

세도나 메소드

이고 선생의 복성서,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훈화, 호킨스 박사의 레팅고를 나름대로 종합한 말이 멸정복성입니다. 약 4개월 전부터 에고 충동대로 살아오면서 접한 김상운 님의 거울 명상, 캐럴린 엘리엇의 킹크, 레스터 레븐슨의 세도나 메소드도 결국 모두 대승기신론의 전통 위에 서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즉 몸은 내가 아니니 몸이 아닌 근원 의식, 텅 빈 마음으로 사는 방법을 다양하게 논한 것이 위 방편들이다. 당나라 때의 선종, 칼 융의 그림자론, 마하리쉬 님의 자아탐구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붙이는 레스터 레븐슨의 어록을 탐구해 보시라고 가져온다. 결국 세도나 메소드도 마하라쉬의 자아탐구와 다름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https://youtu.be/YlZBBlKEPOE?si=86apsI0_2VaqEwaV

표류중인 배

오랫동안 호킨스 박사에 심취했고 그의 최종 해법이기도 한 '놓아버리기'를 소개하는 책도 썼다. 하지만 내 삶은 표류하는 배처럼 불안하고 산만하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모습이다. 아침에 박사의 간결한 기도, 10년 전에도 많이 외웠던 기도에 탄복하면서 그분께 도움도 구해 본다. 기도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멍청하고 추하다. 하지만 괜찮다. 신은 나를 사랑하니까. (I am stupid and ugly. It doesn't matter. God loves me.)" 이것은 에고 자리에서 체험으로 깨달은 것을 고백하는 소리 같다. 하지만 공부는, 이 에고를 바라보며 사랑해주는 관찰자 자리에 눌러 앉을 때까지 진보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표류하는 저 배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

단상 2024.10.03

영성의 끝판왕

김상운 님의 거울명상을 여러 번에 걸쳐 소개했지만 이 방편이 강력한 이유는 내 몸 자체와 거기에 관련된 모든 것을 客으로, 他로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데 있다. 게다가 우리 개별 의식이, 모든 존재의 근원이라 믿어지는 순수의식의 자리로 이동해감으로써 그 자리에서 나오는 전지전능을 누리는 효능이 있다는 것을 체험자의 증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수행, 마음공부, 영성 및 심지어 모든 과학의 끝판왕이 아닌가 여겨진다.

단상 2024.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