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하르트 입문

신과의 입맞춤~ 시간(6)

목운 2023. 6. 3. 07:53

이러한 문구들을 보면 에크하르트의 신 개념을 존재와 같다고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왜 "초신이 신을 초월하는지 하는 이유는, 우리 마음이 할 수 있는 체험과 '창조주', '아버지', '구세주' 등으로 표현하는 신을 넘어 돌파하는 것과 같은 체험 때문이다." 신과 초신의 관계를 설명하려는 하이데거의 시도를 보면 에크하르트가 그 차이를 밝히려고 한 일을 알 수 있다. 즉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초본질적 본질(uberwesenliches Wesen)에 대해 주로 말한다. 그가 진짜 관심을 가진 것은 신이 아니라(신은 그저 가설적 대상[vorlaufiger Gesenstand]임) 초신이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가 "신"이라고 할 때 그 의미는 초신이다. 즉 deus가 아닌 deitas, ens가 아닌 essentia, 본성이 아니라 본성을 초월한 것이다. 그것이 뜻하는 바는 존재에 그 어떤 것도 덧붙여서는 안 되는 그러한 존재론적 결단까지도 부인해야 하는 그런 본질(Wessen)이다... 그러니 신이란 가장 보편적인 본질로서 그 어떤 개별적 특성도 가지지 않으면서 순수하게 잠재적인 상태에 있다. 즉 신은 순수한 무로서 그 어떤 모습이나 존재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결정되지 않은 가능성, 즉 순수한 무다." 에크하르트는 "신과 초신은 하늘과 땅이 떨어져 있는 것처럼  떨어져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근원적 차이"는 이들간의 관계를 가리키기도 한다. 설교 48에서 "하늘과 땅만큼 서로 다른 것은 없다"고 하는 "권위 있는 자"의 주장에 대해 논하면서 에크하르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즉 "따라서 하늘은 지상 왕국에 대하여 언제나 자신을 풍성하게 쏟아낸다... 하늘은 땅 위에 자신을 내어 놓는다." 따라서 초신 개념은 신의 창조를 가리켜 유출로 보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즉 초신이라는 말의 뜻과, 창조를 유출(ebullitio)로 보는 것을 연관지으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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