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하르트 입문

신과의 입맞춤~ 시간(4)

목운 2023. 6. 1. 17:49

에에크하르트의 창조 개념은 신과의 합일을 위해서 왜 피조물에서 완전히 이탈해야 하는지 하는 것뿐 아니라 (창조되지 않은) 신과 (피조물인) 인간 간의 관계를 밝혀 준다. 에크하르트에 의하면 창조란, 거기로부터 모든  것이  유출되고(exitus, effluxus, uzvliezen), 이 형언할 수 없는 근원(radius, reflexus, durchbrechen, inganc)으로 모든 것이 되돌아가게 하는 기초 법칙을 가진 동적 시스템이다. 이러한 창조에는 두 개의 큰 단계가 있는데 그 하나는 삼위가 내적으로 발산하는 것(bullitio), 그 둘은 만물의 창조(ebullitio)다. 흘러 나감의 이미지는 기술적 생산에 기초한 창조 개념을 대체하려는 뜻이 있다. 신의 창조를, 현존하는 사물에 형체를 "부과함으로써" 기술자가 "사물을" 만드는(herstellen) "작업"에 비견하는 것으로 알아서는 안 된다. 에크하르트는 창조란 근본적으로 무에서 나오는 것으로 안다. "모든 것은 무에서 창조된다. 그 진정한 기원은 무다." "창조란 존재를 부여하는 것이다." 부여받은 존재라 하는 것은 "그 존재를 부여받았을 뿐, 자기 것이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피조물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따라서 신과 피조물의 차이는 존재와 무의 차이만큼 근본적이다. 다른 모든 피조물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그 존재를 신에게서 빌려 받은 것이다. 즉 "존재는 신이다." 창조에 관한 이런 개념 때문에 초탈이 왜 모든 피조물에서 벗어나는 것인지 알 수 있다. 모든 존재에서 떨어져 있음으로써 인간은 무(無)인 자신의 기원에 가장 가까울 뿐 아니라 신에게도 가장 가까이 간다. 즉 "완전한 초탈과 무 사이에 그 무엇도 있을 수 없다." 무의 개념은 창조와 초탈이 유사한 것임을 시사한다. 그 둘은 하나의 똑같은 사건, 즉 신이 인간 존재를 통해 자신을 드러냄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