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하르트 입문

신과의 입맞춤, 초탈, 창조 및 시간(1)

목운 2023. 5. 31. 06:53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사상의 핵심을 논한 Ferit Fuven이란 철학자의 글을 번역했습니다.

초탈(Abgeschiedenheit)에 대한 생각과 신의 이름을 언급할 수 없음에 관하여 설교하면서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영혼의 신과의 합일을 입맞춤에 비유한다. 신의 이름을 달리 형언할 수 없다는 것은 "(신이) 내 입으로 말을 하였고... 그것은 영혼의 입맞춤이며 거기에서 입과 입이 접하고 '아버지'는 영혼 안에 '아들'을 낳고 또 거기에서 영혼에게 말했다." 에크하르트는 초월자(신)가 하위 존재에게 어떻게 자신을 드러내고 열며 나타나는지 설명하기 위하여 비슷한 맥락으로 입맞춤의 이미지를 사용한다. 입맞춤의 비유는 어떻게든 신에게 가까워지거나 하나가 될 가능성을 가리킨다. 초탈의 개념은 그러한 신과의 합일이 이뤄지는 주된 존재상태(Seinszustand)로서 에크하르트의 저작에서 중심에 있다. "초탈에 관하여"에서 에크하르트는 "초탈(버리고 떠나 있음)은 인간이 가장 완전하고 밀접하게 신과 연결될 수 있는 최고 최선의 덕인데 그때 인간은 은총으로써 본성상 신(神)인 존재상태가 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그때 그가 신 안에 있었고 창조 이래 초탈과 신 사이에 의미의 차이가 없었다는 그런 이미지에 가장 합치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초탈이란 그저 반대짝에 의해서가 아니라 상호관계성을 통해서 피조물과 창조주의 차이를 이해하는 한가지 상태다. 여기에서부터 초탈과 연관되는 일치, 차별성, 시간 및 창조와의 관계를 밝힐 수 있다. 이하에서 초탈의 의미를 논하고 이들 논제와 관련된 공통 주제를 살펴볼 것이다. 입맞춤처럼 인간을 신에게 가까이 해주는 일에는 신이라는 개념뿐 아니라 형이상학의 기초 개념을 수정하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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