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325

명상과 환생

제가 번역한 '해피포켓'의 뛰어난 점은 자기계발과 영성을 접목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은 곳곳에서 명상을 하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어떤 패러다임에서든 경계할 일은 영성과 같은 고차원의 노력이 세속적 성공 또는 에고의 영향력 확대에 기여하는 것에 그치면 그것은 결국 물질적 환원주의가 된다는 것입니다. 명상을 할 때 드는 생각은 명상이란 몸을 벗은 후에 전념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을 미리 연습하는 것일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끝없이 더 높은 차원으로 날아오르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라 한다면 준비 부족일 때 몸을 벗고 나면 '앗차' 하는 마음에서 황급히 다른 몸을 빌어 지구로 다시 오게 되는 게 환생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환생은 재수나 삼수를 닮았습니다. 붓다께서도 수많은 삶을 거치셨고 마하리쉬 님이나 호..

단상 2015.12.13

형제애 또는 보시행의 전제

그리스도가 사막에서 40일 동안 무엇을 깨치고 어떤 변모를 했는지 궁구하지 않고 추구하는 신앙의 최고치는 형제애의 실천입니다. 그나마 배타와 보복을 완전히 버리지 않으면 다시 지구적 기득권 세력인 수구 유태인 수준이 될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붓다가 어떤 상태에 도달했기에 그런 행에 이르렀는지 모르는 보시행은 극락을 위한 포인트 쌓기 내지 왕즉불 이데올로기가 되어 거대 불상 짓기에 그칠 뿐입니다. 우주의 근원이 신 의식 또는 무극인데 그 본성은 전지전능, 무소부재이며 사(私) 없음이고 무조건적 사랑임을 뼈저리게 체험할 때 보살행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는 바리새의 극렬한 저항으로 목숨을 잃을 줄 알면서 법보시를 하신 것입니다. 그러니 형제애 실천이나 보시행을 하더라도 (혹여 명분을 그렇게 내세우더라도..

단상 2015.12.12

현실 창조 능력

'홀로그램 우주'를 읽으니 누구에게나 현실 창조 능력이 있을 거라는 심증이 갑니다. 그리스도께서 택도 없는 먹을거리를 가지고 수천명이 먹게 한 기적을 그 후에도 여러 신비가들이 재현한 증거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가능하지 않은 것은 창조의 원천과 방식, 존재의 근원에 대해 무지한 데다 오감이 체험하는 바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무한한 능력인 신 의식을 공유하는 우리가 의심에 싸여 있거나 사사로운 동기로 인하여 장애와 반대를 얻어 만나기 때문인 듯합니다. 요컨대 끌어당김의 법칙이 존재하는 건 분명한데 개체화 과정에서 익숙해진 좁은 시야와 사사로움이 그 법칙의 구현을 막는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사사로움의 원천인 에고를 철저히 이해하고 초월함으로써 신 의식이 나라는 그릇(器)을..

단상 2015.12.09

스펙과 영성 지능

에고 관점 또는 에고 패러다임에서는 대입을 필두로 한 스펙 서열에 따라 세상 삶의 수월함이 확보됩니다. 제가 공부한 세가지 영성 패러다임에서는 어휘가 조금씩 다르지만 비슷한 얘기를 하는데 그것은 의식 지수(영성 지능 또는 의식의 진동주파수)에 따라 현생과 후생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 관점에서는 몸을 버린 후 영속하는 실체(영혼으로 보면 간단하죠)가 놓일 위치 내지 자리가 저런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고 보는 겁니다. 호킨스 박사는 '부력에 따라 바다속 위치'가 정해지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제가 공부해본바 영성 지능을 높이기 위해 가장 기초가 되는 과목은 에고에 대한 이해입니다. 그 이후 공부할 과목에 대해서는 동서 영성이 거의 같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공자님의 '지우학에서부터 종심소욕불유구까..

단상 2015.11.26

조하르와 그리스도의 편지

= 세피로트(sefirot)의 어원은 숫자(numbers)이며 신성의 단계 내지 측면을 가리킵니다. 신이 각 세피로트로 분출하기 전에는 숨겨진 존재(unmanifest)이며 무한성을 가리키는 에인 소프(Ein Sof)라고 불립니다. 요컨대 열가지는 이름뿐이고 실체는 하나이며 무한합니다. = 그림으로는 위에 뿌리가 있고 아래로 자라는 나무로 그려지는데 당연히 인간의 이해를 넘는 것을 상징하려는 노력일 뿐입니다. 그래서 장인의 손으로 새기지도 만들지도 말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편지'에도 거듭 언급되지만 초월성과 깊은 소통을 위해서 모든 개념과 이미지를 초월해야 합니다. = 다만 '편지'와 관련해서 취할 부분은 신성(Keter)이 본래 '무' 내지 '공'이며 무한성이며 지극한 단순성이며, 개별성이나..

단상 2015.11.12

멸정복성이 공통분모

공부할수록 확실해지는 게 그리스도께서 가르친 길은 불교의 보살이 되는 길과 같습니다. 불경도 편집자나 교단의 필요에 의해 이것저것 끼워넣고 왜곡시킨 게 있지만(유통분이라 함) 신약 성서에도 유태인으로서 기독교를 받아들인 자들이 전통 관념과 감성에 부합하기 위해 저지른 발췌, 편집, 왜곡이 있습니다. 이어서 왕권 국가의 필요에 의한 교리 획일화로 인해 재차 왜곡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두 종교가 같은 운명이었습니다. 각설하고 제 경우 60평생 살아온 생각대로 살면 그야말로 뻔한 결말이 예상됩니다. 그래서 화엄경의 보살도, 유교의 핵심 정신, 그리고 그동안 사숙한 호킨스 방하착에 더하여 '그리스도의 편지'가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멸정복성(dissolving the ego and realizing the Sel..

단상 2015.11.02

방하착을 하는 이유

나비되기의 스티븐 데이비스와 레팅고의 호킨스는 나름 서양 영성을 섭렵한 지성인이고 그래서 그 분야 첨단을 가는 분들입니다. 공통점은 부정적 감정을 놓아(끊어) 버리는 방편을 각 3년 내외 실천해서 높은 경지에 가신 분들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게 이게 유교 내지 동양 문화에서 말하는 이치와 딱 맞는다는 것입니다. 탄허스님 말씀을 인용합니다. "인간성, 불성, 신성을 구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어느 자리에서 쓰냐에 달려 있다. 성인은 그 모든 것이 성(性)의 마음자리에서 나온 것임을 알고 쓰기에 불성이니 신성이니 한다...성인은 성의 자리에 앉아서 쓰는 것이고 범부는 정의 자리에 앉아서 쓰는 것이다." 그런데 성의 자리는 추구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정을 제거할 때 빛처럼 드러나는 것이라는 게 깨달..

단상 2015.09.15

효와 멸정복성

아무리 고상한 가르침도 에고가 신이 되려는 데 복무하면 모르느니만 못하죠! 6조의 가르침을 금과옥조로 하는 선불교의 경우도 악용되어 가미가제 자살폭탄의 도구가 된 바 있습니다. 유교 가르침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효'도 땅과 혈육을 우상화하고 제로섬의 권력투쟁에 복무함으로써 조선을 패망에 이르게 했습니다. 효경의 '입신행도'에서, '행도'란 기독교식으로 얘기하면 혼과 심장, 즉 존재 전부를 바쳐 신을 섬기라는 1계명을 준수하는 것이며, '입신'이란 펑요우란(馮友蘭)에 따르면 사(私)를 버리고 예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입신행도이며 이것만 제대로 되면 충과 효는 물론 하늘 섬기는 일도 해결된다고 봅니다. 하나만 덧붙이면 효경에서도 부모가 잘못되면 간쟁하라고 했지 부모라고 해서..

단상 2015.09.13

일상 속에서의 명상

오늘 페이스북에서 이순신장군에 대한 인상깊은 글을 읽었습니다. 옮겨오면 "준비, 준비, 준비...훈련, 훈련, 훈련...점검, 점검, 점검... 이순신 리더십의 전부였다. 이순신을 구성하는 프랙탈은 활쏘기와 곤장이었다."는 것입니다. 해당분야만 바꿔 넣으면 위에 이순신 대신 김연아를 넣어도 말이 됩니다. 성공하거나 위인이 되는 비결이 이렇게 단순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압니다. 다만 실천이 안 될 뿐이죠! 명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명상이 세상 삶에 잘 적응하고 삶을 경영하는 일뿐 아니라 인격과 품성의 향상, 더 나아가서는 신인 합일이나 궁극의 실체 체험을 하는 데 꼭 필요한 수단임을 부인할 사람이 없습니다. 수천년 동안 책상다리를 하고 일상에서 단전호흡을 생활화해온 게 우리 전통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상 ..

단상 2015.09.06

외부 효과와 명상

경제학에서 배우는 인상깊은 개념 가운데 외부 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외부 효과에는 긍적적인 것인 외부 경제와 부정적인 것인 외부 불경제가 있죠. 대체로 자연에는 외부 경제만 있으나 인간 세상엔 남을 해치며 자신의 이득을 구하는 일이 많아서 외부 불경제가 존재합니다. 대기 오염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제가 볼 때 자연에서의 외부 경제를 보고 얻은, 우리 삶의 지침이 되는 대표적인 경구가 자리이타(自利利他)입니다. 꽃과 벌은 각각 자기 존재의 최선을 위해 움직이며 존재하지만 꿀을 주고 받으며 번식을 합니다. 도덕경이 말하는 하늘의 도와 성인의 도는 여기에서 저절로 도출됩니다. 인용하면 "하늘의 도는 이롭게 하되 해치지 않으며 성인의 도는 행하되 다투지 않는다(天之道 利而不害, 聖人之道 爲而不爭, 노자 81장..

단상 2015.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