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325

동아시아 사상과 무조건적 사랑

외래 사상이었던 불교는 동아시아 사상이었던 도교에 흡수되어 선불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도덕경을 통해서도 불교를 쉽게 이해합니다. 일전에 들은 도덕경 강의에 따르면 도덕경은 제왕학입니다. 당송을 풍미한 불교를 지양코자 전개된 신유학은 결국 제왕학으로서의 헤게모니 경쟁에서 나온 산물입니다. 어쨌든 주자가 집대성한 신유학도 제왕학입니다. 제왕학은 다른 말로 성학(聖學)입니다. 그래서 율곡은 선조를 위한 집필을 성학집요라 했고 퇴계 또한 성학십도를 썼습니다. 거론코자 하는 것은 적어도 동아시아에서 먹물좀 먹었다고 하는 사람으로서 성학을 모른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테크놀로지와 테크노크라트를 위한 공부만 했다는 얘기지요. 성인이 되자고 하는 것을 공통, 일관된 목표로 하는 게 성학이고 성인이란 성(性, 참..

단상 2016.01.30

이상적인 직업 또는 배우자

아침에 이상적인 직업에 대한 얘기를 읽고 공유하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이 말은 배우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공유해 볼까요?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라"고 언제나 말합니다. 하지만 이게 아주 이상적인 조언은 아니죠. 딱 맞는 직업이란 언젠가는 좋아하게 되고, 대개는 늘 견딜만하며, 생활비가 나오는 직업입니다. 매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People always say, "Make sure you get a job doing what you love!" But that isn't the best advice. The right job is the job you love some days..

단상 2016.01.25

신비주의 영성의 공통점

종교에서 어느 종파에 속하냐 하는 것을 '디노미네이션'이라 하는데 쉽게 말해서 커밍아웃이죠. 제 경우 무종교, 무종파라 했는데 커밍아웃 하자면 학술용어론 신비주의입니다. 신비주의에는 마이스터 에카르트를 위시한 기독교 계열, 플로티누스를 위시한 철학적 노선, 카발라-조하르에 명시된 바의 유태교 계열, 도교와 천부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유불선 계열이 있는데 이제까지 제가 공부한 깜냥으론 그 핵심이 모두 같습니다. 이들이 같은 이유는 인간성의 근원이 같은 데다 그 체험을 전한 분들의 체험이 같기 때문입니다. 그 체험을 지칭하는 용어로 신체험, 깨달음, 견성 등등으로 갈릴 뿐입니다 (물론 깨달음에서도 상승방향으로 여러 단계가 있으므로 진술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공통 요점을 적시해보면 (1) 인간성(..

단상 2016.01.24

복권과 깨달음

아침 명상 때 엊그제부터 강한 인상을 받은 복권이 주제로 떠올랐습니다. 수조원대 복권 맞은 부부의 얼굴을 온라인에서 보았기 때문입니다. 관련해서 내게 100억이 있다면 무슨 일을 할까 하고 적어보기까지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복권은 누구에게나 가능하지도 않고 확률이 지극히 낮지만 깨달음을 성취하면 복권보다 더 큰, 즉 무한한 가치가 있을 뿐 아니라 이것은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습니다. 게다가 복권에 맞지 않으면 투자한 돈을 날리지만 영성 공부는 한 만큼 쌓이면서 그 과정마다 커다란 보상이 있습니다. 실상 소화 데레사 같은 분은 평생 좁은 수도원을 벗어나지 않고 사소한 일상생활을 하며 자기 수양과 기도밖에 한 게 없지만 그쪽 종교에서는 전교의 성인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호킨스 박사도 나 하나 영성이 향..

단상 2016.01.19

함허스님의 참나

여말 선초를 사신 함허스님은 유불선이 하나임을 주장한 '현정론'을 지으셨습니다. 위키백과가 인용한 다음 말이 바로 제가 천착하는 복성서 및 호킨스 박사의 핵심 메시지와 같습니다. 제가 하던 대로 성을 참나로, 정을 에고로 바꿨습니다. "불교인의 목표는 사람으로 하여금 에고를 버리고 참나를 빛나게 할 뿐이니 에고가 참나에서 나온 것은 마치 구름이 하늘(長空)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고 에고를 버리고 참나를 빛냄은 마치 구름이 걷혀 청명한 하늘이 나타나는 것과 같다." 참나의 빛남은 다른 말로 깨달음이고 '그리스도의 편지'는 이 깨달음을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보고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참고로 함허스님은 성균관 출신으로 시대를 거슬러 불교로 입문하셨고 '금강경오가해'를 지으셨습니다.

단상 2016.01.14

참된 기복

돌아보면 수많은 순간을 미몽과 깊은 잠과 일탈 속에서 보냈음에도 '모든 게 합쳐 선을 이뤘다'는 외침처럼 결과는 내게 최적, 최선의 안배였습니다. 그것은 내 존재를 나툰 출처의 본성이 무조건적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관음경은 읽은 적 없지만 관음경에 얽힌 인상깊은 설화가 있습니다. 즉 관음이 예쁜 처녀로 변신해서 동네 청년 스무명의 청혼을 받은 얘기입니다. 관음경의 암기-해석-체험의 단계를 통과한 한 청년에게 주어진 것은 결혼이 아니라 궁극의 실체 체험이었다고 합니다. 새해에 가장 공통적으로 비는 게 재복인데 그보다 더 깊은 데서 구하는 답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해서 가져옵니다. "신 의식에 맞추고 자아를 완전히 마스터하는 것이 사는 이유이자 유일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성취되면 바라던 모든 게 이뤄..

단상 2016.01.03

기독교와 존재의 근원

기독교가 내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불교 서적을 짬짬이 읽고 있다가 미국인 월쉬와 호킨스를 접하면서 교회 출석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호킨스를 통해서 양자역학과 첨단 물리학에 입문하였고 스티븐 데이비스의 '나비되기'를 만나면서 홀로그램 이론을 알게 됐습니다. 지난 10월에는 '그리스도의 편지'를 접하고 전자기학을 모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첨단 물리학에서 우주론과 소립자와 표준 모델을 모르면 또 안됩니다. 이제 첨단 과학의 과제는 의식이라는 거대한 벽을 두고 이런저런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존재의 근원이 무엇이며 창조의 가장 깊은 신비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노력입니다. 그러니 호킨스 같은 사람은 깨달음으로 가는 세가지 길¶ 가운데 하나가 첨단 물리학이라고 합니다. ..

단상 2015.12.29

에고 극복의 효과

제가 기독교(천주교) 안에 있을 때 가장 착각한 것이 그 체계가 가르치는 대로 성사를 잘 이행해서 에고(소위 자아)를 잘 닦으면 구원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에고는 닦아지는 게 아니라 극복(유교) 내지 부정(마태 16:24)의 대상입니다. 에고가 극복될 때 채워지는 신 의식 또는 참나의 권능으로 경영할 도구일 뿐입니다. 에고에게는, 개별 존재의 생존과 만족 추구가 급선무이며 그것은 진화상 모든 인간이 공통적으로 물려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애초부터 진실과 거짓을 분간할 수 없기에 모든 고통과 재앙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에고 극복의 비결은 바로 에고를 이해하는 데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용서와 연민 그리고 겸손을 터득하게 됩니다. 그 노하우를 잘 정리한 교재로서 이..

단상 2015.12.24

지상에서부터의 천국

호킨스 의식지수를 수용하든 안 하든 영적 노력을 하고, 저술에 영적인 내용을 포함시킨 과학자들은 지수 500을 넘습니다. 대표적으로 칼 융과 데이비드 봄 같은 사람입니다. 당연히 물질주의 한계내에서 사고를 한 사람은 500 미만인데 대표적으로 아인슈타인과 프로이드가 있습니다. 제가 거론하고 싶은 것은 종교나 과학 여타 무슨 체계든 간발의 차이로 물질적(가시적) 환원주의에 빠지면, 영적 욕구를 온전히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한계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지상에서부터의 천국'을 꿈꾸는 논의와 실천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는 똑같은 한계를 공유합니다. 높고 온전하며 영성 향상을 지향하는 의식의 상태는 아무 집착이 없기에 지상에서의 천국을 반드시 지향하는 것은 아니..

단상 2015.12.20

천국과 무조건적 사랑

천국이란 우리 영혼을 낳은 '아버지'의 것이 된 마음의 상태로서 이 상태에서는 '아버지'가 우리의 머리가 된다고 합니다. 사실상 신이 우리 개체만을 빌려 자신의 뜻을 펴는 상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조 (또는 개체화) 과정에서 작동했던 소아(self, 에고)를 완전히 비우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미 마태오복음 16:24에 도식화되어 있습니다. 즉 "나와 같이 갈 사람은 자기를 잊고...나를 따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도 그렇고 교회에서 어떻게 자기를 잊는가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고 제대로 가르치는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홍익학당'처럼 매 순간 신 의식(또는 불성)에 깨어서 6바라밀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매뉴얼 같은 게 있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기독교의 경우 ..

단상 2015.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