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킨스 박사에 따르면 황벽 선사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경지에 다다르신 분입니다. 이곳에 소개한 이고 선생은 청원 행사 선사 휘하의 약산 유엄께 배웠지만 황벽 선사는 남양 회양 휘하의 마조 도일과 백장 회해의 맥을 잇고 있습니다. 이고 선생과 같은 시대를 사셔서 더욱 감회가 깊습니다. 황벽 선사의 법어집 가운데 하나인 전심법요는 선종의 요지가 들어 있는 책으로 널리 읽혀지고 있습니다(김하풍, 신을 보는 길 부처를 보는 길, 223쪽). 전심법요에는 '언어도단 심행처멸'이라는 오늘날까지 인구에 회자되는 말씀을 비롯해서 명상과 깨달음의 요체이기도 한 과거를 생각지 말고 미래도 생각지 말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옮겨보겠습니다. "실로 여래가 말로 가르칠 일정한 법이란 없다. 우리 종문은 이 일을 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