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융이 보증한 셈이 되어 서양에서 현대 영성의 최고봉으로 평가되는 마하리쉬 님에 대해서는 출판사 청하에서 나온 '나는 누구인가'를 읽고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담벼락에서 몇 번 다루었지만 요컨대 우리 정체성에 대한 명료한 인식을 해내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우리 정체는 몸과 마음도 아니고 생각과 감정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인식은 결국 인도 정신을 전수하여 우리 것으로 만든 원효대사의 '대승기신론 소와 별기'에, 상세하면서도 반복적으로 기술된 바 있고 당대에 중앙아시아에서 일본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최고의 지성인들은 다 알고 있던 것입니다.
결국 이 시대를 구원할 사상은 고대 인도 영성이라는 점을 시사한 하버드의 뚜웨이밍 교수가 '문명들의 대화'란 책에서 펼친 주장도 제 생각과 비슷한 맥락에서 나왔지 싶습니다.
더 상세한 얘기는 제 책 '깨달음과 멸정복성'을 보시면 되고요 덧붙이는 글처럼 우리 존재의 진정한 본성은 '무한한 의식'인데 그것이 바로 플로티누스가 '일자'라고 지칭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와 같은 영성(혹은 정신)을 머리로 아는 게 아니라 체험으로 알고자 했던 것이 동아시아 지성들이 했던 학(学)이자 공부였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생의 과제 (0) | 2024.07.21 |
---|---|
신비 영성과 민주주의 (2) | 2024.06.08 |
보이지 않는 손, 자리이타 (0) | 2024.05.16 |
시지프스 신화, 절망 또는 희망 (0) | 2024.04.22 |
고통의 짝, 행운 (1) | 2024.04.07 |